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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드레 Apr 01. 2023

기술적분석으로만 승부를 걸어보는 '차트게임'

주어진 것은 오직 거래량과 이평선, 그리고 일봉차트. 종목/섹터도 모른다

회사 사람들을 둘러보면, 요즘 주식시장은 정말이지 관심을 갖는 사람만 시장에 참여하는 상황인것 같습니다. 에코프로 3형제를 위시한 2차전지 섹터가 광풍에 가까운 상승을 보이는 와중에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 쪽으로도 순환매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전체 시장도 상승중이긴 하지만 체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정말 '가는 놈만 간다'는 말이 딱 맞는 장세인 듯 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글을 쓸만큼 한동안 정신이 없었던 터라 올 초부터, 작년 한 해 거래없이 관망만 했던 방어적 자세를 버리고 포트폴리오 수정을 좀 거치고 나니, 푸른 물결이 넘실대던 계좌가 이제 겨우 양전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오랜 기다림이었죠.


에코프로의 '23.1Q 동안의 상승률, 이게 주식인지 코인인지.


하지만 지난 하락장세를 복기해 보면 너무도 아쉬웠던 순간은 분명 있습니다. 매수는 감히 할 생각도 못했었고, 다만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죠. 150%대의 수익률을 기록하던 일부 종목의 경우 20%대까지 내려오고 나서야 '아 이걸 왜 지금까지 들고 있었던 거지?'하고 큰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평가된 주식을 고르고, 기다림의 미학을 수반하는 '가치투자'라는 말이 시장에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닐텐데, "이 종목을 이렇게 팔거면 왜샀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두며 너무 하락장을 온몸으로 받아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물론 내가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가능한가?하는 양가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죠.)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시장의 온갖 노이즈를 배제한 채 오직 차트로만 판단하게 하는 '기술적 분석'이 아닐까 합니다. 이와 관련한 얘기는 제시 리버모어의 책에 대한 감상으로 이전 글에서 다룬 바가 있습니다.

https://brunch.co.kr/@897768c608ac4f1/19


요지는 아래와 같이 가치투자와 기술적분석이 적절히 조화된 형태의 거래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

 - 1. 가치투자 base로, 저평가된 종목을 선정하여 저가에 매수, 상승을 기다리며 보유한다.

 - 2. 종목과 관련한 이슈가 생긴다면 기술적 분석에 입각한 원칙으로, 매수/매도하며 대응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려운 것이 2번의 방식이고, 특히 손절매의 원칙을 실전에서 적용하기는 더욱이 어려운 일입니다. 친구와 매도기법에 대해서 얘기만 하고 있던 중에 한 담당자분으로부터 주식 가상매매 게임의 피드백 요청을 받았습니다. 안 그래도 오랜만에 쓰는 글인데, 특히 누군가의 요청에 기반하여 글을 쓰는 것은 처음이라 나름 신선한 느낌입니다. 메일로 간략히 피드백을 드리긴 했으나, 오랜만에 글을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 관련 피드백에 대한 의견을 글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물론 단지 피드백 요청이었지 광고성 목적은 전혀 아니었으니, 제가 게임을 해보며 느꼈던 점들을 그냥 주저리주저리 풀어보려 합니다.


알파프라임의 트레이딩 플랫폼 알파스퀘어의 신규 모의투자 서비스인 '차트게임'에 대한 피드백 글입니다.




이 서비스(차트게임)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본인의 매수/매도에 대한 타이밍과 습관들을 오직 '기술적 분석'의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죠. 그저 주어진 것은 일봉 차트와 이동평균선(120일선까지), 그리고 거래량 뿐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주어진 1,000만원의 시드머니를 기준으로 어떤 섹터의 어느 종목일지도 모르는 실제 특정 시점의 과거 차트가 주어집니다. 주어진 턴은 50턴, 즉 50일 간의 시간 동안 오직 차트에만 기반하여 그 결과가 수익일지 손실일지 알 수 없는 게임을 진행해야 합니다. 내가 매수/매도를 진행하고 있는 차트게임이 어느 시점의 어떤 종목이었는지는, 50번의 턴이 지나고 나서야 그 결과가 공개됩니다.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보면, 뭔지도 모를 종목 내에서 오직 차트만을 보며 매수/매도를 진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죠. 결과가 나쁘지 않았던 예시중 하나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차트게임 예시(1)

아름다운 차트입니다. 모두의 종목이 저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1000만원의 시드머니를 기반으로, 9번의 매매를 거친 결과입니다. 거래량이 수반되고 상승추세에 있는 종목으로 보이더라도, 아무런 정보 없이 차트만 보고 매매를 하자니 정말이지 쉽지 않더군요. 그럼 이 종목은 과연 어떤 종목이었을까요?


차트게임 예시(2)


바로 21년 상반기까지 놀라운 상승률을 기록했던 HMM이었습니다. 당시 실제 차트를 한번 같이 볼까요?


당시 실제 HMM 차트

실제 차트는 4월 16일 이후로도 60%는 더 상승했었습니다. 코로나 당시 물동량이 급증해 해운주가 폭발하던 시기임을 알고 있었다면, 과연 차트만 보고 주식을 매도했을지 모르겠네요. 아마 아니었을것 같긴합니다.




그런데 주식이 저렇게 상승추세에 있는 주식만 있는것은 아니죠. 테마주라던가 우선주(특히 테마가 섞인), 예상치 못했던 국세정세의 영향을 받은 종목들에서는 미친듯한 변동성을 보여주는 주식들도 물론 존재합니다.


차트게임 예시(3)


차트게임에서의 이 종목은 변동성이 매우 심하죠, 게임을 할 당시에는 섹터는 당연히 알 수 없었고, 테마주인지 우선주인지도 긴가민가 하면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받아 급등한 종목 중 하나인 한일사료의 차트였죠.


차트게임 예시(4)


코로나 당시 우선주 순환매 장세가 한창이던 시기에 우선주에 투자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우선주에 투자하면서 '이건 하락을 맞더라도 좀 더 갈 녀석이고, 우선주 순환매 장세가 끝나지 않는 이상 수익을 더 볼 수 있다'는 나름의 근거와 믿음이 있긴 했었습니다. 그때 제가 투자했던 우선주 종목의 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당시 투자했던 한 우선주 종목의 차트


차트게임 상 한일사료 케이스의 차트와 유사한 듯 보이긴 합니다. 차트게임 결과의 한일사료 수익률도 물론 매우 좋은 수익률이지만, 실제 투자했던 우선주의 경우 매매 당시 종목에 대한 정보들과 시황을 알고 있었던 터라 좀 더 높은 수익률을 냈던 것으로 기억하긴 합니다. 역시 기술적 분석에만 의존하여 차트만 보고 거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긴 합니다.


차트게임은 실제 과거 차트를 활용하여 구성된 게임이기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만의 기술적 분석에 기반한 전략을 연습하고 싶은 분들께는 유용한 투자연습의 수단이 될 수 있을것 같기도 합니다. 각 게임마다 주어진 정보는 오직 일봉 차트와 거래량, 그리고 이동평균선인만큼, 본인만의 전략에 따라 매수/매도 포지션을 결정하고, 나의 기술적 판단 근거가 맞는지 검증할 수 있게 하는 게임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일반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자신의 본업이 별도로 있는 일반 주식투자자들의 경우 일일 단위로 매매대응을 하기는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애초에 별도의 본업이 있는만큼 변동하는 일일 장세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죠. 그렇기에 가치투자적 마인드를 기반으로 실적이 탄탄하고 저평가된 '기다릴 수 있는 주식'을 사게 되는 것이 보통이고, 잘 샀다는 믿음이 있기에 하락에도 어느정도 심리적 안정이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차트게임에서는 종목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기에 그러한 믿음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어차피 가상투자니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투자를 위한 연습목적이라면, 어느 정도의 사전정보는 주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투자하시는 분들마다 선호하는 종목이 일단 다 다릅니다. 시총이 무거운 대형주를 대상으로 들어갈 자리에 묵직하게 투자하여 조금씩 확실한 수익을 내시는 분들도 계시고, 변동성을 즐기며 테마주 등의 급등락이 반복되는 소형주 위주의 주식을 선호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대형주를 위주로 투자하는 사람의 입장이라 가정할 시, 엄청난 변동성을 보이는 차트에서 매도/매수의 연습이 가능할지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각 게임마다 랜덤한 종목으로 진행되는만큼, 정말 처음 들어보는 낮은 시총의 회사명도 많이 나오더라구요.)


그렇기에 각 게임마다 최소한 종목의 시가총액(시총 정보를 보는 순간 어느정도 머리에서 종목 필터링이 진행될수 있겠지만)을 알려주거나, 아니면 이것이 대형주인지 중소형주인지 정도의 워딩적 구분(구분 기준금액 정보는 빼더라도)정도는 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애초에 투자할 회사의 시총 범위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을 수 있겠네요.


그리고 실적 정보 역시 제공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적이 좋으면 주가가 상승가도를 달릴 가능성이야 높겠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실적과 주가가 그렇게까지 상관관계가 높지는 않습니다. 무적의 선반영으로 인해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충분하고, 은행주들과 같이 실적은 차고 넘치나 향후 성장 전망의 부정적 견해로 인해 주가가 횡보하는 케이스도 매우 많습니다.(만성적 저평가) 그렇기에 오히려 각 게임마다 당시의 실적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실제 매매 타이밍을 연습하는 데 좋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섹터와 종목명은 가리더라도 위의 정보 정도만 주어지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물론 일봉차트, 거래량, 그리고 이동평균선만 주어지는 이유를 알 것 같기는 합니다. 기술적 분석에만 기반해서 연습해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수 있고, 아래와 같이 알파스퀘어 내에서 차트게임의 랭킹도 매겨지고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가상이라지만, 수치들이 경이롭기까지하네요.


차트게임 예시(5)


어쩌면 순수하게 기술적 분석에만 기반하여 종목에 대한 다른 정보 없이 매매 기법을 연습해보고, 우열을 가려보자는 목적이 반영된 까닭에, 일봉차트/거래량/이평선 외 정보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리 올리니 무슨 광고 글처럼 보이기도 하네요ㅠ 위에 글은 주저리주저리 써놓고 어디서 했는가 언급도 없는 것이 더 이상해서, 담당자분께 전달받은 링크를 한번 남겨봅니다.


https://alphasquare.co.kr/chart-game/guest


솔직히 저는 그냥 일반 개인투자자일 뿐이고, 별도의 모의투자 경험도 없이 곧바로 실투자를 시작한지라, 차트게임이 타 모의투자 프로그램과 구별되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글을 통해 다른 모의투자 프로그램 대비 차트게임만의 장점을 발견하신 분이시라면, 한번쯤은 이를 경험해 보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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