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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준석 Dec 22. 2021

왜 우리는 학습을 회피하는가?

학습된 무기력, 완벽주의, 학업지연

오랫동안 내 머리 속을 관통하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왜 학습을 회피하고, 해야할 공부를 하지 않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학창시절에 나는 학습을 하는데에 있어서 도무지 진전이 나가질 않았고, 학업 성적도 좋지 않았다. 심지어 학업태도는 좋았는데도 말이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때의 속마음은 실제로 이랬다.


"아 진짜 공부 잘해서 높은 성적 받고 싶다.."


"나도 1등 한번 찍어보고 싶고, 내가 목표한 대학에 가고 싶다"


(대학에 가서는 이런 생각을 했다) "아 학점 잘받고 싶은데 공부는 하기 싫다"


이렇게 봐서는 그냥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데, 실제의 마음은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고 학업 태도는 굉장히 우수한 학생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때문에 공부는 하기 싫었을까?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했는데도 말이다.



학습을 회피하는 이유는 조건화된 '학습된 무기력'때문이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3년이 거의 되어가는 지금에 와서야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 글에서 정리하는 것들은 많은 심리학 도서와 자기계발서를 읽은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 것들이다. 현재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과 미루는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정보가 많을 것이다.




완벽주의보다 '현명'한게 낫다.


학습을 미루는 이유 : 완벽주의에 따른 학습된 무기력



완벽주의는 우리의 학습계획을 망치는 주범이다. 모든 계획을 '완벽하게' 완수해야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서 완벽하게 세운 계획을 완벽하게 성공시키지 못하면 실패한 느낌을 계속 느끼게 된다.


이 실패한 느낌이 반복, 누적되면 일종의 '조건화'가 일어난다. 쉽게 말하면 무력한 느낌이 습관화되어 어떤 계획을 세워도 끝까지 완수하는 경험을 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해버린다. 이는 심리학자 마틴셀러그만의 연구 '학습된 무기력'에 해당한다.


즉, 완벽주의 + 학습된 무기력이 결합되어 어려운 사고를 요하는 공부는 안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쉬운 것만 하게 된다.



나의 경험을 예를들어 설명하자면, '수학'과목이 그랬다.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서 어렵게 느껴졌고, 이는 많은 학생들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정도가 심했다. 그 당시 수학책의 1단원인 '집합' 부분만 펼친 흔적이 있고 그 후에는 학습을 한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왜 학습을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면 어려운 것을 해결하지 못한 경험을 여러번 하여 조건화된 반응을 일으켜서라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야 할 때는 '스트레스'가 생기는데 이 상황이 조금은 고통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정답을 맞추지 못한다면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도 싫었다. 실패에 대한 경험 자체도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당시 내가 선택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고, 자아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왜 공부를 회피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통해서 안전한(Comport Zone)장소에 있는게 학습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또한 공부를 해야하는 현재를 잊기 위해서 컴퓨터 게임으로 도피했다. 그 당시는 게임이 재밌어서 한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현재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선택한 것 뿐이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과 게임(LOL, 서든어택, 오버워치, 콜오브 듀티 : 워존)등에 빠지는 것도 내 경험을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 


학습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


사회적인 압박 - 완벽주의, 높은 성적, 부모의 강압적인 교육


위에 나열한 사회적인 압박이 학습 스트레스를 더욱 만들고, 그나마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게임'을 통해서 쉽게 도피하게 만든다. 


완벽주의에 대해서 덧붙이자면 자발적인 완벽주의 보다는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가 클 경우 회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 같아 보인다. 자기 자신이 완벽주의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오히려 긍정적이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완벽주의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이고, 좋은 것이므로.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하면 학습된 무기력을 예방하고, 진정으로 해야할 공부를 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될까?



어려운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하자.


성공적인 학습경험이 떨어지는 사람의 경우에는 '성취감'을 느끼는 경험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정말 작은 성취감이라도 얻어서 학습된 무기력을 떨쳐버려야 한다.


여기서 희망을 가져도 될 부분은, 학습된 무기력은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말도 뜯어보면 '학습된' 것이고, '조건화'된 것이기에 새로운 조건으로 학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성취감을 통해서 이겨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쉬운게 아니라 '어려운' 것을 하는 것에 포커스를 두어야 한다. 쉬운 것만 하면 성장은 없다.



RPG 게임을 할 때를 생각해보면 쉽다. RPG 게임은 캐릭터를 성장시켜서 궁극적으로는 레이드 보스를 협동해서 물리쳐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캐릭터를 새롭게 만들고 '레벨 1'부터 시작해서 만렙까지 '레벨업'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레벨업을 하는 과정도 쉽지 않은데, 자신이 싸울 수 있는 몬스터를 적절히 선택하고 사냥하면서 자신의 레벨을 천천히 올려나가야 한다.


위의 예시처럼 우리는 '레벨업'을 해야하는데 자신에게 맞는 어려운 과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수능 3점짜리 응용문제를 푸는게 아니란 말이다. 자신의 수준에서 약간 어려운 문제를 풀고, 그 다음 어려운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또한 마음이 급해지고, 완벽한 목표를 세우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성취감을 쌓는게 중요하다. 작게 작게 성취감을 쌓아서 레벨업하고 적절하게 어려운 몬스터를 잡자. 결국에는 레이드 보스와 맞닥뜨린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을 마치면서 몇가지 도움 될만한 힌트를 남기고 이 글을 마치겠다.


1만시간의 법칙, GRIT, 성장 마인드 셋, 몰입, 5초의 법칙


1만 시간의 법칙은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 처음 알게된 개념이고, 심리학자 대니얼 레비틴의 이론이라고 알고 있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최소 1만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수학이 되었든 어떤 것의 학습이 되었든 말이다.


<GRIT>은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의 책 이름인데, 열정을 가진 투지나 끈기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학습에 있어서도 불같은 열정을 가지고 끈기있게 매달리는 것이 필요하다.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서 지루하고 짜증나고 포기하고 싶어도 참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된 책이다.


성장 마인드 셋은 캐럴 드웩 박사의 <마인드 셋> 책에서 알게된 개념이다. 성장 마인드 셋은 자신의 능력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인데, 자신의 능력이 바뀔 수 있고 성장 할 수 있다고 믿기만 해도 어느정도 성장 할 수 있다.


<5초의 법칙>은 멜 로빈스 작가의 책이다. 어떤 일을 할 때 미루지 않고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혁신적인 법칙이다. 5, 4, 3, 2, 1 시작! 이렇게 5초를 거꾸로 세기만 해도 효과가 나타난다. 당장 시도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 외에는 황농문 교수의 <몰입 : Think Hard!>,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의 기술> 에서 알 수 있는 '몰입(Flow)'다. 어떤 일에 완전히 몰입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짜증나고 귀찮고 힘든 상황이 있어도 그 순간을 벗어나기만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학습이든 업무든 효율이 굉장히 좋아진다는 것이다.



딱 이 글을  쉽게 요약하면, 우리는 바뀔 수 있다. 



자, 이제 조금 어려운 보스 몬스터를 잡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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