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명흔 Jan 22. 2024

26  하상만 시인의 '아침'

아침

하상만 시인

 

 

고향에 돌아와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적게 먹는 것은

내 오래된 습관

 

투정을 부리자

어머니가 말씀하신다

 

많이 담아야 밥은

빨리 식지 않는다고

 

어머니는 알고

나는 모르는 사랑이

아직 있다.

 

시집 <간장. 실천문학사>. 53쪽의 詩

 

 



<시시콜콜> 아침밥을 안쳐 놓고 식탁에 앉아 읽는 이 시의 고봉밥의 의미가 새삼스레 다가온다. 어느 시인은 '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왈칵 눈물이 나 슬픈 국이라 하더니,

 '밥'생각하면 가슴에서 더운 김이 난다던 엄마 때문에 앙가슴이 아프다. 너무 가난해서 때꺼리가 떨어지는 긴 겨울을 고구마로 살았던 그 시절, 명절이나 되어야 그나마 흰쌀 밥에 기름 뜬 고깃국물을 맛보던 궁핍한 시절이었다.  요즘은 사람들이 건강식으로 먹는 고구마에  나는 지금도 선뜻 손이 안 간다. 많이 담아야 식지 않는다는 고봉밥을 자식들한테  배부르게 먹이지 못해 '항상 가슴에서 더운 김이 난다는 그 의미를 아는 나이가 되니 아침 밥상을 차리면서 국처럼 울컥 하면서 밥처럼 속이 뜨거워지고 만다.

 

 

매거진의 이전글 25 장석남 시인의 '세탁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