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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명흔 Apr 03. 2024

24  쟈스민꽃


비가 오려는지 날이 잠포록하다.

안방 베란다 창문으로 꽃향기가 들어온다.

이런 날은 차 향이든 꽃 향기든  유독 진하다.

문 열고 나가보니 브룬팰지어  쟈스민 꽃이 피었다.

이름이 어려워 난 그냥 쟈스민이라고 부른다.


처음 필 때는 보라색이었다가  마법 부리 듯 시나브로 흰색으로 변하는 쟈스민 꽃, 어떤 식물은 이처럼 꽃 필 때와 질 때가 다르다. 정색하듯 다른 색으로 변하는가 하면  또 어떤 식물은 한몸에서 붉은 꽃도 피우고 노란 꽃도 피운다. 분꽃이 그렇고 복숭아꽃도 그렇다. 이런 꽃들을 보면 식물도 인간처럼 여럿의 얼굴과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일면서  호기심이 생긴다.

봄하먼저 떠오른는 것이 이다.  산책로에 산수유가 피었을까. 자주가는 산 능선의 진달래는 언제쯤 피어날까.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꽃아저씨가 꽃 한 트럭 싣고 동네에 나타나면 그때부터 봄이고 주말마다 꽃차 몰고 오는 꽃아저씨 출현은 잊고 지냈던 친구 보는 듯  반갑다.


이 쟈스민도 2주전, 꽃아저씨한테 헐한 값을 주고 들여 왔는데, 이제사 우리집 환경에 적응했다는 듯 기특한 짓을 하고 있다.

쟈스민 꽃은 한두 송이만 피어도 향이 베란다 가득 은은하게 번진다. 이른 아침 꽃향기를 맡고 있으니 눈이 맑아지면서  정신이 든다.


​쟈스민 향기는 시나브로 번져가고 바깥은 금방이라도 비 올 듯 흐리다. 이런 날은 꽃심기 좋은 날, 철쭉이나  팬지꽃 모종 사 와 물 주며 키워봐도 좋겠다.

그나저나 지난 달에  시골집 마당에 심고 온 백합이랑 목련은 잘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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