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uren Dec 11. 2021

아들 군대 보낸 엄마

논산훈련소 훈련병의 애국심


아들은  필리핀에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텐션이 높은 아이라, 남들에겐 아무 생각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정상 범주를 넘는 독서량 때문에 

잦은 눈병과 난시가 생긴 아들은

자신이 읽은  책의 양만큼 생각이 많은 아이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 살면 차별을 받을 수도 있지만,

별, 무슨~~ 필리핀에서 살면서~~

무슨 차별을 당할까 하지만,

그냥 외국인이라 당하는 일들이 많다.

나는 감히 필리핀인의 열등감과

말도 안 되는 자존심에서 비롯된 일이라 생각한다.


필리핀에서는 외국인,

한국에서는 한국인이라기엔 좀 모자란 아들.


고학년이 되자 불공정들이 비일비재하고, 교내 행사에도 학교 대표를 뽑는 교외 행사도

외국인이라 많은 제약이 있었고,

자신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가 학교 대표가 되었을 때엔 "Korean 싫어." 하며 내 속을 뒤집기도 했다.

하지만 무한 긍정의 너는 금방 또 다른 것에 몰두하곤 해서 엄마는 그나마 한시름 놓곤 했어.

물론 너의 속마음은 잘 몰라.




논산 훈련소는 아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듯한다.

훈련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훈련이 뭐냐고

자대 소대장님이 질문하셔서

각개전투와 행군이었다고 대답했단다.


각개전투는 아마 연극의 한 장면 같이 느껴, 재미있어했을 듯한데

행군은 의외여서 나도 물어봤다.


아들은 행군을 하기 전,

동기들에게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서

조금 걱정했는데..

동기들과 열 맞추어 걷고, 

군가도 부르고,

옆의 동기가 힘들면 부축하고,

대신 짐도 들어주고, 응원하며  걷다 보니, 노을이 지고 있더라.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날 뻔했어. 


아들은 처음 해보는 단체생활과

한국인만 있는 곳에서,

한국인으로 대해줘서 가슴이 벅차고 뜨거웠다고 한다.


엄마가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자면

텐션이 높아

가끔 격한 감정에 휩싸이기도 하는 아들의 마음이

애국심? 자부심?^^

뭐 그런 것이었나 보다.

너에게도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조금은 생겼을까?^^



아들,
갑자기 간 군대를 어려워하지 않고,
힘들다 하지도 않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너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널
응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들 군대 보낸 엄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