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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인혁 Aug 03. 2021

"귀멸의 칼날 극장판 무한 열차"
“鬼滅の刃-無限列車編

작화, 마케팅, 스토리로 완성된 흥행

※ 위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입니다영화를 추가적으로 즐기기 위한 감상일 뿐 절대적인 견해가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또한 약간의 스포가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505,900,000 한화로는 약 5천8백억. 현재 본가가 있는 마포구의 2021년 예산이 약 7000억 정도인걸 보면, 서울의 한 구의 일 년 치 예산에 필적하는 이 돈은 귀멸의 칼날 극장판인 무한 열차 편이 전 세계를 상대로 벌어들인 돈이다. (출처-The numbers, 2021년 6월 5일 기준)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의 영화산업이 위축되는 와중에, 처음으로 영/미권 영화들의 관객수를 넘어, 2020년 전 세계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하였다. 놀라운 점은 같은 동아시아권 문화인 세계 최다의 인구수를 가진 중국에선 개봉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출저-나무위키

 미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애니메이션 산업, 이들은 애니메이션을 높은 가치를 지닌 문화산업으로 여기며,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소비층에 부정적인 평가가 심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다. ‘아이들이나 보는’, ‘주류 집단의 문화에 속하지 않는’ 정도로 수준 낮은 영상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남자 취미 1위라고 한다ㅠ 하지만 한국 내에서도, 귀멸의 칼날이 큰 인기를 끌면서, 코로나로 인한 상황에도 국내에서 큰 흥행을 기록하는 기사와 뉴스가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으며,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대한 조금은 긍정적 인식을 보여주었다. 범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 편. 이 흥행에 대한 요인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영혼을 갈아 넣은 액션     

1초당 24 프레임의 정상 속도로 투사될 때 물체 혹은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이 방식을 애니메이션이라 부른다. 살아있다는 뜻의 animated의 표현으로 만들어진 이러한 영상은 인간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도왔다. ‘속편은 본편보다 성공하기 힘들다.’라는 이야기는 할리우드에서도 꾸준히 전해 내려 오는 것처럼, 무한 열차 편은 우려 속에서 영화 제작이 결정되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작품이 수익성이 낮음, 예외는 언제나 있음 원작 스토리 라인을 알고 있다면, 부담이 없이 이해가 되지만, 처음 접한 이들에게는 조금은 난해한 상황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과 원작 애니메이션의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긴 호흡의 영화가 방해가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였다. 하지만, 내용을 모른다 하더라도, 화면을 가득 채우는 액션은 통할 거라는 제작사의 입장, 그리고 에피소드의 분량으로 인해 영화로 제작되었다. 액션씬에 자신 있는 제작사의 예측은 완벽하게 맞았고, 이러한 액션은 관객으로 하여금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미세한 움직임도 다 구현하는 세심한 작화

상상과 현실 사이에 살아있는 것 이상의 모션을 담아내고, 악역의 모습과 이에 맞서는 주인공 캐릭터들의 액션은 매우 역동적으로 전개된다. 이미 작가가 ‘원작을 초월한 작화.’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TV판 애니메이션을 만든 ufotable은 기존의 작화팀을 유지하고 인원을 확충하여, 등장인물들의 액션을 더욱 부드럽고 캐릭터마다 포인트를 적확하게 살려낸 동선 연출을 만들어 내려 노력했다. 이를 위해 영화를 만드는 기간에 제작사 ufotable은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칼을 갈았다. 무한 열차 편에 다른 여타의 작품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제작비와 긴 제작 시간이 투여되었다. 1초에 들어가는 원화(흰 배경에 선화를 그린 것)가 10-12장 (액션씬에는 보통 5-7장이 들어감)으로 늘리고, 촬영팀은 하루 2컷이라는 조금은 처참한 작업 속도로 CG를 입힌 일화가 있다고 하니, 가히 영혼을 갈아 넣은 액션씬이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다. 117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에 들어간 제작사의 노력은 일본 내 1군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넘어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하나로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이렇게 ‘액션’은 무한 열차 편을 접하는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빠져들게 하는 윤활제이자, 흥행을 이끄는 한 개의 축이 되었다. 거의 대부분의 한국 평론 역시 액션을 극찬하는 내용의 평가가 많은 걸 보면, 상당한 수준의 액션임은 틀림이 없다. 추가로 영화 중 가장 액션씬이 인상 깊은 부분은, 영화의 거의 끝 부분인 쿄쥬로와 혈귀 아카자의 전투인데, 영화를 보지 않을 사람도 이 부분은 보기를 추천한다.


영화 거의 끝부분 혈귀 아카자와 렌고쿠의 싸움 장면

      

접근성의 확대 및 다양한 마케팅 그리고 코로나 상황      

귀멸의 칼날이라는 작품의 흥행은, 연령대를 초월한 공감에 있다. 19세 관람가인 귀멸의 칼날 애니메이션과는 다르게, 자극적인 장면들을 삭제하여 영화의 경우 15세 관람가로 변경되었다. 15세 관람가는 이는 보호자가 동반할 경우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바꾼 것인데, (TV 방영의 경우 19세여도 보호자가 있다면 시청 가능) 이는 아이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부모님의 관심으로 파생될 수 있었다. 이러한 다양한 세대의 노출 빈도를 늘린 전략은 주 소비층까지 타겟팅이 되어 다양한 파생상품들을 만들어 내었다. 일본에서는 단순히 귀멸의 칼날 굿즈뿐만 아니라 요식업, 소매업, 관광업 등 콜라보 제휴상품이 쏟아졌다. 애니메이션의 폭발적인 히트 이후에도 이런 콜라보는 있었지만, 영화 개봉 후 더 다양하고 수많은 콜라보와 상품들의 생산으로 인해 발행사인 슈에이사에서도 수익을 아직 파악하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대략 3조 원 정도가 될 것으로 파악된다.)

귀멸의 칼날 콜라보 도시락, 열차 관광상품, 유니클로 콜라보 티셔츠

 이러한 상품들의 확장으로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일본에서는 역대급 히트를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극장판 OST의 경우 가창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LISA라는 가수가 제작을 맡아 유튜브 재생수 8300만 뷰를 돌파하며 현재는 2억만 뷰, 유튜브와 음반 매장 등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과 마케팅 방법을 사용하였다. 일본의 이러한 마케팅과 관심은 자연스럽게 해외로도 확장이 되는데, ‘일본에서 그만큼 유명하다더라, 그만큼 재미있는 작품이 다더라’하는 반응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으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관심들은 자연스럽게 기업들의 손을 탔고, 스트리밍 사이트들의 계약으로 이어졌다.  N사와 W사와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들을 통해, TV 애니메이션의 소비를 끌어내었고, 코로나로 집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진 현재 상황은 애니메이션의 소비를 촉진시켰다.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의 재미는 후속 편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었고, 이러한 관심은 영화의 흥행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어주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DxL6IKmXx4

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 편 ost Lisa-炎


세대를 초월한 가치를 담은 스토리라인     

영화의 내적, 외적인 요인들을 이야기했지만, 영화의 흥행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이 영화가 가진 이야기에 있다. 귀멸의 칼날이라는 만화 자체가 가진 구조는, 사람들을 해치는 혈귀와의 결투 그리고 힘겨운 승리이다. 영화 ‘무한 열차 편’에서 혈귀로 변해버린 여동생 ‘네즈코’를 인간으로 되돌릴 단서를 찾아 비밀조직 귀살대에 들어간 ‘탄지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애니메이션에서 동료인 ‘젠이츠’, ‘이노스케’와 새로운 임무 수행을 위해 무한 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그곳에서 이미 파견되어 있던 귀살대 최강 검사 중 하나인  ‘렌고 쿠’와 합류한다. 어둠 속을 달리는 무한 열차에는 한꺼번에 많은 인간을 잡아먹으려는 꿈을 조종하는 혈귀가 있었다. 모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꿈속에 일행들을 가두는 혈귀와 목숨을 건 혈전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일행들은 행복한 꿈에 갇혀, 현실을 등지게 되고, 꿈속에 머물고 싶어 지게 된다. 갖은 시련 끝에 꿈과 현실을 구분하며 혈귀를 무찌르게 된다. 하지만, 치열한 싸움 끝에는 더 강한 혈귀가 기다리고 있고 이러한 상황을 다시 탄지로와 일행들은 이겨내고자 한다.   

꿈과 현실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려는 혈귀 

영화의 배경이 되는 무한 열차는 차가운 현실과 행복한 꿈을 보여준다. 일본어로 무한無限(むげん)과 몽환夢幻(むげん은 발음이 같다 그래서 무한 열차로 제목을 정한 것 같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진 주인공 ‘탄지로’는 가족의 따뜻함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희생이 있을 수밖에 없는 슬픔의 연쇄를 끊어내고자 꿈에 매몰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같은 슬픔을 겪게 하지 않으려는 대의명분(大義名分)으로 꿈속의 달콤함을 뒤로하고,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인류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겠다는 생각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혈귀에게 맞서 싸우는 이러한 대의명분 또는 사명은 사람들로 하여금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더 강한 적을 물리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단련을 하는 모습은 우직하다 못해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이처럼 일반인들이 고결하고 고귀하게 느끼는 가치와 대의를 탄지로는 자신의 행동으로 영화 속에서 보여준다. 이는 탄지로 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인물인 ‘렌고쿠 쿄쥬로’ 역시 보여준다. 강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남을 업신여기거나 무시하지 않는 태도. 자신보다는 아직 싸움의 경험이나 실력이 부족한 탄지로 일행과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지켜내는 동시에, 주인공 일행에게 가르침을 주는 든든한 선생님이자, 동료의 모습.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정의를 말하며, 본인을 희생하여 사람을 살리려는 강한 의지. 이러한 올바르다 말할 수 있는 모습을 영화 내내 보여주면서,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해 관객들에게 물음을 던진다.


사람에게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 사람들의 삶이 우리에게 위인이라는 단어로 내려오는 것처럼 영화 속 등장인물인 탄지로와 쿄주로가 보여준 모습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귀멸의 칼날’에 담긴 패배의 연속과 그 이후에 드러나는 ‘언젠가는 찾아올 승리’를 다짐하는 전개는 인생을 살아가는 개개인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찾아올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부딪히고 고생하면서 하루를 이겨내는 ‘나’의 모습과 연결 짓게 된다. 아마도 이는 스토리에 공감이 잘 갈 수 있도록, 그리고 재밌도록 녹여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공감할 수 있는 여지는 관객들을 열광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알 수 없는 미래, 그리고 뜻하지 않은 불행을 맞이하고 극복하려는 의지. 그리고 이런 상황을 함께 이겨 나갈 자신과 함께 이런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결속. 이 특별한 가치는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갖고 싶은 고결한 가치이기에, 일본을 넘어 아시아에, 그리고 한국에도 영향력을 끼치는 흥행 이유라 생각한다. 뒷받침하자면, 네이버 영화나 CGV, 메가박스를 비롯한 멀티플렉스 예매 통계에서 ‘무한 열차 편’을 보는 관객 상당수는 20대이지만, 40대 이상의 관객도 결코 적다고는 말할 수 없는 통계를 보인다. 유대, 우정 그리고 노력 이 고결한 가치는 국가와 세대를 넘어 시대를 넘어서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원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 편.’을 무척이나 기대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기대와는 다르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윤중위 님 그런 건 덕후들이나 보러 가는 거 아니에요?.’, ‘선배 코로나 시국인데 영화관 가도 돼요?’ 등의 조소와 장난이 섞인 부정적인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흥행에 대해 쏟아지는 기사와 뉴스들로 인해 영화 자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이 애니메이션의 흥행에 대해서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다. 물론 ‘수익성이 뛰어난 영화가 좋은 영화다.’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영화가 흥행하여 수익성이 뛰어났다는 것은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고, 영화 자체가 가진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상업적인 영화라 하더라도, 평론가와 관객의 평이 많이 다르더라도, 영화 자체가 가진 의미는 감상하는 관객이 느끼는 바에 있기 때문이다. 영화화된 ‘무한 열차 편’은 원작 만화 전체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에피소드는 아니다. 하지만 그 안에 가지고 있는 유대, 노력, 우정이라는 가치는 시대를 초월하고 세대를 아울렀고, 이러한 가치를 부각한 스토리라인은 눈물, 혹은 먹먹함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2021년을 사는 우리들은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처럼 엄청난 명분을 만날 기회도 없고, 목숨을 걸 만한 일도 없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경직된 지금 현실에서 매일 사투하는 우리는, 인류를 위해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박하고 거친 세상 속에 산다.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는 당신에게 뜨거움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열린 마음으로 영화를 봐준다면 말이다.

 '마음을 불태워라, 한계를 뛰어넘어' -영화 속 명대사-

"마음을 불태워라! 한계를 뛰어넘어"


참고자료 - https://diamond.jp/articles/-/253468     

               - https://namuwiki/w/귀멸의칼날무한열차

               -https://www.insight.co.kr/news/305941

              -https://www.oricon.co.jp/news/2176322/full/

                      -https://kimetsu-yaiba.net/?p=12009

-https://kimetsu.com/anime/character/?chara=c05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회적인 식전 환절실 -문화현상 읽기 중 -

-https://m.blog.naver.com/nickykim156423/221785162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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