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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Oct 18. 2024

영어가 격하게 하고 싶어 졌다

외국인 부부가 왔다.
어느 나라분인지 알 수 없었고 번역어플을 돌려 소통을 이어나갔다. 영어를 조금 하실 수 있다 했지만 약이라는 단어 medicine 도 못 알아들으셨다. 외국인부부는 여행을 오셨다가 감기에 걸려 우리 병원을 내원하셨다. 번역어플을 가동하셨고  그 모습이 신기해 열심히 들여다봤다. 남자분이 말을 할 때마다 한글이 튀어나온다. 폰하나만 있으면 못할 게 없는 세상이 왔음을 피부로 강하게 느꼈다.
답답함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약 며칠분 드릴까요?라고 이야기했으나 번역은 '약 몇 7 분 드릴까요?'로 나온다. 여러 번 해도 계속 그리나 와서 이번엔 다른 선생님이 이야기를 건넸다. 몇 번을 시도해 결국엔 해결을 지었다. 고구마를 10개 먹고 물을 안 마신듯한 답답함에 미칠 지경이었다. 문제는 또 발생했다.
여행자보험에 들어있는데 진단서, 세부내역서, 영수증이 필요하다 하셔서 준비가 끝난 상태였고 보험회사와 연락이 필요해 전화요청을 부탁드렸다.
번역기를 통한 대화였지만 우라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아, 답답해'
영어라도 유창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든다. 아는 단어를 모두 끄집어 하나씩 끌어 모아 뱉어보지만 역부족이다.
'내 이번만큼은 꼭 영어공부 하고 말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내가 영어공부를 하려 했던 가장 큰 목적은 외국에서 자라고 있는 내 아이(후원 아동:앤디와 판타)들을 만나기 위해서가 가장 컸고, 여행작가의 꿈이 있었다. 영어로 된 직업을 갖고 싶긴 했지만 실현가능성이 낮아 일단 보류시켰다. 아이들을 만나고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려면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기만 하고 원하기만 했다.
늘 작심삼일에서 끝나버렸지만 어제부로 강하게 마음먹기로 했다. 한국말하듯 영어를 잘하게 될 때, 나는 꼭 꿈을 이룰 것이다.
격하게 하고 싶어지는 영어정복을 위해 오늘부터 고군분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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