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미루기를 미루기
현재까지의 일기자랑대회 스코어
(2024.8.14 기준)
개설 +93일
활동 +77일
오픈 채팅 회원 수 8명
최근 가입 회원 2명
최근 탈퇴 회원 1명
최근 일주일 내 1일 이상 자랑한 회원 4명
최근 일주일 내 3일 이상 자랑한 회원 2명
미룬 일기 횟수
5/15~31: 2회
6/1~30: 0회
7/1~30: 5회
그동안 멈춰두었던 '프리미엄 모임'을 한 달 더 결제했다.
회원 수는 흐뭇할 정도로 늘어나지도, 절망적일 정도로 줄어들지도 않았다. 들고 나는 비율이 비슷해 늘 초반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료 서비스를 한 번 더 결제한 것은, 가장 꾸준히 일기를 자랑하는 회원 ㅇ에게 나 이외의 파트너를 한두 명 더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7월에 접어들며, ㅇ의 자랑이 뜸해졌다. ㅇ는 자랑하지 않는 날에도 꾸준히 일기를 쓰는 것 같았다. 그가 쓰는 일기장은 두 페이지에 걸쳐 일주일 칸이 나뉘어 있고, 내용을 가리지 않고 올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회원들이 올린 일기 내용을 잘 읽지 않지만, 가끔 눈에 띄는 ㅇ의 일기는 거의 즐겁지는 않은 내용인 것 같았다. 그가 일기를 자랑하지 않는 날이면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걱정되었다.
괜찮은 걸까. 사실상 ㅇ의 꾸준한 자랑만이 우리 모임의 정체성을 지켜주고 있는데, 늘 고맙게 여기고 있다는 말,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해도 괜찮을까. 어떤 방법으로 응원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분기별로 가장 성실하게 자랑한 사람에게 소정의 선물을 주기로 한 발제문이 기억났다. 마침 7월이 지나가는 와중이었다. 나는 남은 7월 동안 ㅇ를 생각하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자랑했다. ㅇ는 올리는 날도 있었고 아닌 날도 있었다.
시계의 날짜가 8월로 바뀌자마자, 나는 프랜차이즈 카페 기프티콘을 결제해 두고 낮이 되기를 기다렸다. ㅇ는 보통 초저녁에 나타나 일기를 자랑했다. 내가 주로 자랑하는 자정 무렵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ㅇ를 기다리며 처음으로, ㅇ가 썼던 일기들을 돌아보았다. 친구와 쓴 교환 일기를 넘겨 보는 기분이었다. 그러면서 발견한 것은, 일기의 내용이 즐겁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우울하지만도 않다는 것이었다.
우울하거나, 화가 나거나, 슬프면 ㅇ는 그것을 솔직하게 썼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는지, 어떻게 떨쳐낼 수 있는지도 솔직하게 썼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2~3일이 지나면 마음이 나아지는 것이 보였다. 행복하기만 하지 않더라도, 분명하게 극복하고 있었다.
막상 낮이 되니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업무가 모두 끝난 저녁에야 ㅇ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었다. 다른 회원들이 먼저 나타나 축하해주었다. 시상식을 더 자주 열 테니, 더위와 권태를 물리치고 잘 해보자는 말을 하면서 ㅇ에게 조금이나마 더 잘 가 닿기를 바랐다.
뒤늦게 나타난 ㅇ는 일기장이 수북할 때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남겼다. 무슨 일 없으시냐고, 괜찮으시냐고, 우울해하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기를 잘했다. 그렇게 해보자고 답하면서, 랜선으로 타드리는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커피가 그 마음의 찐득한 땀을 조금이라도 씻어주길 기도했다.
ㅇ에게도, 일기는 아주 가끔 자랑하지만 다른 얘기에는 제일 먼저 대답하는 ㅁ에게도, 새로 가입해 의욕을 보이는 ㄷ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이 여름, 이 공간이 그런 곳이 되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