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에서 큐레이션으로, 큐레이션에서 커뮤니티로
서초구 사모님들을 타깃으로 프리미엄 식자재를 문 앞까지 배송해준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급속히 성장해온 마켓컬리, ‘30분 배송’의 타이틀을 갖고 X세권의 경계를 무너뜨린 배달의 민족의 B마트 까지. 식품 유통 시장의 배송 서비스는 기다림의 간극을 쉴 새 없이 줄여왔다.
뉴스 기사에서는 언제나 빠른 배송에 초점을 맞추어 '물류거점 확대', '퀵 커머스'를 얘기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SSG, 마켓컬리와 같은 유통 플랫폼에 정착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마켓컬리엔 없지만, SSG에는 있는 상품 혹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모바일 화면에서 장을 본 뒤, 다음 날 오전 문 앞에 도착해있는 현상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시장이 비슷한 카드를 쥐고 있다면, SSG에서 '난 쟤랑 달라!'라고 피력하는 쟁점은 무엇일지 고민해보았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온라인을 통한 생필품 구매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컬리와 쿠팡과 달리, SSG닷컴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이라는 유통 시장 경험을 통해 초기 상품 유치에 유리했다. 안정된 상품 확보, 물류 시장에 대한 이해로 새벽 배송 시장에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년간의 데이터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킬만한 상품을 확보했으니, 이를 신선하고 빠르게 배송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SSG닷컴은 자동화 물류 작업 시스템과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를 통해 초기 서울 10개 구에서 서울/경기 지역 17개 구로 배송 권역을 확대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부지 확보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올해 7월 충청권의 새벽 배송지역 확대를 공개하며,
1) 수도권과 가까우며
2) 고소득, 맞벌이 비율이 높은 지역을 타깃 화함을 알 수 있었다.
SSG의 주요 소비층이 30대임으로 보아, 생활 안정권에 있으면서도 편리를 위한 비용을 지속할 수 있는 소비자층을 늘리려는 목적이 아닐까 생각했다.
세상은 자꾸 빨라지니까, 뜨는 시장이 있으면 지는 시장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식주는 달랐나 보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54.4% 증가했고, 할인점 영업이익은 6.9% 증가했다. SSG닷컴의 매출은 9.8%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31억 원으로 적자 폭이 166억 원 축소됐다. 영업 손실의 이유는 온라인 몰의 인프라 확장 때문이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축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이 주는 편리도 누리면서,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경험은 포기하지 못한다. 마트에서 신선한 제품을 내가 직접 고르는 것, 판촉행사에 이끌려 저녁 메뉴를 결정하게 되는 것, 시식코너의 즐거움 등은 마트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더현대서울과 같이 새로운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동안 누려왔던 공간의 경험을 한순간에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오프라인 시장에서 누릴 수 있는 속성을
온라인에서 녹여내는 것은 가능하다. 산지직송, 파격 세일을 외치는 마트 직원분들의 목소리를 온라인에서도 눈으로 들을 수 있다.
바로 여기서 에디터의 역할이 필요하다. SSG 푸드마켓 카테고리의 상품 상세페이지 앞단에는 상품이 가진 특성과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세세히 알려준다.
프리미엄, 고급화 상품에 주력하는 카테고리인 만큼 1) 높은 가격대와 2) 온라인 구매의 불확실성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구매 맥락이 필요하다.
굳이 요구르트가 먹고 싶지 않았더라도, 때때로 믿음직한 말솜씨는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다.
함께 장보기 서비스는 장바구니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채팅방처럼 장바구니 채널명을 설정하고 함께할 친구에게 메신저로 접속 코드를 발급(혹은 발급 없이)하면 함께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다. 그리고 대화하기 기능을 통해 누가 어떤 상품을 담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이모티콘이나 상품에 대한 평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로써 SSG에서는 '함께 장보기'라는 서비스를 장바구니 도메인에 추가하면서, 상품 추천형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사실 리뷰를 통해서도 구매자들의 상품 정보는 충분히 알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지인 커뮤니티 구성으로, 추천의 익명성을 좁혔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온라인 몰의 구매 장벽 중 하나는 바로 조건부 배송비이다. 나도 무료배송을 위해 애매한 배송비를 채우려 필요하진 않지만 나중에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채워본 적이 있다. 그렇다고 아무 물건이나 채우긴 아까우니 유튜브에 '마켓컬리 추천템', 'SSG 추천템'을 검색했다. 36,000원어치의 장바구니가 채워졌을 때, 친구가 구매했던 상품이 괜찮아 보인다면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기획의 배경이 된 데이터로 아래 두 가지를 예측해보았다.
1) 주문번호별 총 결제금액 분포
- 주문번호별 총 결제금액이 무료배송 전환 비용인 40,000원 대에 집중 분포되지 않았을까?
- 소비자들이 무료배송 비용을 만족하기 위해 상품 탐색 시간이 길었음을 예측
2) 상품 공유하기 버튼 사용률
- 가설 : PDP 화면의 공유 버튼은 상품 추천으로 이어질 것이다.
- 기존의 쏙톡 서비스가 함께 장보기 서비스의 초기 모델이 아니었을까?
1. 장바구니 유형 변경의 불편함
2. 고정 장바구니 분별력 미흡
위 서비스 소개에서 처럼, 장바구니 화면에서 공유공간을 만들 수 있다. 일반 배송, 정기배송, 함께 장보기 3개의 카테고리로 나뉘며, 고정 장바구니를 선택할 수 있다. (장바구니 카테고리가 변경될 때마다 변경을 원하는지 팝업을 확인할 수 있다) - ①
온라인 몰의 장바구니가 구분된다는 것은 조금 생소하다. 찜 기능 & 장바구니 기능의 분류는 목적에 따라 명확하며 애초에 담는 공간도 다르다. SSG은 장바구니라는 통합 페이지에서 일반 배송 / 정기배송 / 통합 장보기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장바구니를 변경하는 과정을 신경 쓰기란 번거로운 일이 아닐까 싶었다.
상품 탐색 과정에서 PDP 우측 상단의 장바구니 아이콘으로 고정 장바구니 유형을 확인할 수 있다. - ②
일반 배송 장바구니와 분별력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같은 아이콘을 사용하고 있으며, 아래 문구의 부족한 공간은 말줄임표로 대신했다.
실제로 상품을 담았을 때, 토스트 팝업으로 유형별 아래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 ③
1) 일반 배송 장바구니에 담았다면,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2) 함께 장보기 장바구니에 담았다면, '[함께 장보기 설정명]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고정된 장바구니 유형을 파악하지 못해, 다른 유형의 장바구니에 상품을 잘못 넣게 될 때의 상황을 가정해보았다. 사용자는
PDP 화면에서 > 우측 상단의 장바구니 페이지로 진입한 뒤 > 원하는 장바구니 유형을 선택하고 > 해당 장바구니 유형으로 변경한 뒤 > 원래 PDP 화면으로 넘어와 >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어야 한다.
초대로 장바구니를 하나 더 받았을 뿐인데, 고정 장바구니를 신경 쓰지 않아 번거로운 일이 생기는 셈이다.
같은 속성의 각각의 단독 서비스를 변환한다는 점에서 인스타그램의 계정 변환 UI를 떠올렸다.
1) 계정명 옆의 아래 화살표 아이콘으로 변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가시화
2) 모달 창으로 각각의 계정을 나열
3) 계정 옆의 선택 표시를 통해 현재 고정된 계정을 표시
4) 하단의 추가 표식
개선방향)
1. 상품 PDP 화면에서 고정 장바구니 유형 파악이 쉽도록 한다.
2. 함께 장보기 서비스 사용을 늘린다.
개선방안)
인스타그램의 계정변환 UI처럼, 하단 탭의 장바구니 버튼에 스피너를 추가하면 어떨까?
위치를 고려해 아이콘의 화살표 방향은 위로 설정했다.
1) 설정한 전체 장바구니 리스트를 보여주고, 선택 표식을 통해 현재 고정된 장바구니를 확인할 수 있다.
2) PDP 화면에서 바로 장바구니 유형을 변경할 수 있으므로,
실제 장바구니 페이지를 들어갔다 나오는 수고를 줄인다.
3) 리스트 하단의 추가하기 버튼을 통해 함께 장보기 서비스 이용을 유도한다.
4) 바로 장바구니에 담으려는 사용자와, 장바구니 유형을 변경하려는 사용자를 구분한다.
5) 하단 바의 장바구니 버튼 > 스피너를 통해 장바구니 유형을 변경했다면, 우측 상단 '장바구니명'은 자동 변경된다.
NEW! 새롭게 알게 된 지식
[UI] 스피너 : 스피너는 여러 모음 중 하나의 값을 빠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기본 상태에서는 현재 위치를 보여주며 터치를 하면 다른 위치로 이동이 가능한 메뉴가 표시된다.
[UI] 토스트 팝업 :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데 굳이 확인/취소 버튼이 필요 없이 간단한 정보만 전달할 때 사용한다. 토스트 팝업은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고, 언제 나타날지 (트리거), 얼마나 지속될지 (시간)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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