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을 닮은 파격적인 외관으로 등장해 대한민국 MPV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던 현대자동차 스타리아.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혁신적인 디자인 뒤에는 운전자를 괴롭히는 불편한 조작성과 상용차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실내 구성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숨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가 이러한 오너들의 피드백을 뼈저리게 수용한 듯한 2026년형 스타리아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구체적인 변화가 포착되어 화제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외관이 아닌 '실내'다. 그동안 지적받았던 문제점들을 모조리 고치고, 최신 현대차의 인터페이스를 대거 이식하여 진정한 '패밀리 밴'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실내 변화의 가장 큰 충격이자 환영받을 요소는 단연 '기어 레버'의 교체다. 기존 센터페시아 중앙을 차지하며 공간을 낭비하고 조작 편의성을 떨어뜨렸던 '버튼식 기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최근 그랜저, 싼타페, 코나 등 현대차 신형 모델에 두루 적용되며 호평받고 있는 '칼럼식 기어 레버'다.
스티어링 휠 뒤편으로 이동한 기어 레버는 운전자가 시선을 돌리지 않고도 직관적으로 변속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주차나 유턴 시의 신속한 조작을 도울 뿐만 아니라, 센터 콘솔 공간을 획기적으로 넓혀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오너들이 그토록 원했던 '직관성'과 '공간 활용성'을 동시에 잡은 것이다.
그리고, 불편하기 짝이 없었던 터치식 공조 장치 역시 직관적인 '물리 버튼'과 다이얼 방식으로 회귀한다. 주행 중 시선을 뺏기지 않고 손의 감각만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바람 세기를 바꿀 수 있는 물리 버튼의 부활은, '디지털 만능주의'의 폐해를 인정한 현대차의 현명한 타협이다.
운전석의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진다. 기존의 투박했던 스티어링 휠 대신, 수소전기차 넥쏘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어 승용차 감각을 더한다. 또한, 대시보드 상단에 멀리 떨어져 있어 시인성이 좋지 않았던 계기판 역시, 운전자 쪽으로 더 가깝고 보기 편한 직각 형태의 디자인으로 변경되어 정보 전달력을 높였다. 이는 스타리아가 더 이상 짐을 싣는 트럭의 연장선이 아니라, 운전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고려한 승용차임을 강조하는 변화다.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실내의 디지털 경험을 책임질 디스플레이 구성도 완전히 새로워진다. 기존에는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마치 하나의 판처럼 보였던 일체형 디자인을 사용했으나, 신형 모델에서는 이를 과감히 분리했다. 대신 독립형 플로팅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여 입체감을 살리고 시인성을 개선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을 바꾸기 위함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를 적용하기 위한 구조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ccNC가 탑재되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범위가 대폭 확대되고,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OTT 서비스를 차 안에서 즐길 수 있게 되어, 가족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또한, 실제 오너들이 호소했던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불편 사항들도 대거 개선된다. 대시보드 상단의 수납함은 사용하기 불편했던 덮개식에서 물건을 쉽게 던져 놓을 수 있는 오픈형으로 변경되며, 컵홀더의 위치도 운전자가 사용하기 편한 곳으로 재배치된다. 특히, 높은 차체 때문에 승하차 시 불편을 겪었던 운전자를 위해 A필러에 탑승 손잡이가 추가된 점은 현대차가 고객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승객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2열 슬라이딩 도어 트림에는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의 스피커가 새롭게 적용된다. 이는 넓은 실내 공간 전체를 풍성한 사운드로 채워, 뒷좌석 탑승객에게도 고급 라운지에 앉아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의도다.
2026년형 스타리아의 변화는 단순히 부품 몇 개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다. 그것은 '짐차'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카니발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진정한 '패밀리 밴'으로 거듭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자 진화다.
버튼식 기어의 불편함을 칼럼식 레버로 해결하고, 터치 패널의 불안함을 물리 버튼으로 보완하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스마트함까지 더한 신형 스타리아. 오너들의 불만 사항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꼼꼼하게 개선한 흔적이 역력하다. 과연 이 환골탈태가 꽉 막힌 MPV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2026년형 스타리아의 등장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