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능을 끝난 자들의 기분이 여기까지 느껴진다. 시원섭섭하겠지만 일단 후련할 것이다. 일단! 요즘 수능을 친 사람들은 뭐하고 살려나. 궁금하지만 알 길이 없다. 수능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은 모든 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아주머니의 응원을 보낸다.
어느새 11월 둘째주 목요일은 수능이라는 걸 잊어버리는 나이가 되었다. 원래부터 나랑은 상관이 없었던 것처럼 잃었다. "어머! 오늘 수능이었어요?" 깜짝 놀라 크게 외치던 나는 말하고 허무함을 느꼈다. 생각할 틈 없는 세월이 되었다. 그러고보니 네이버에 수능을 응원하는 문구가 써져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생각했던 것 같은데 오늘은 깜빡 했다. 내 삶이 더 먼저였다. 다른 사람의 큰 이슈보다. 수능 하나에 놀라고 웃고 허무해하고 궁금해하며 하루를 보낸다.
괜시리 일어나기 힘든 하루였다. 끝까지 누워있다가 겨우 몸을 일으켜 수업을 듣고 빨리 먹고 싶던 밥을 먹고 일하러 학교로 향하면서 계절의 황홀함만 느끼며 걸었다. 수능을 알아채기까지 평범하다 생각하는 날 속에서 나는 그렇게 살았다. 오늘도 살았다. 오늘도! 이제 자야지. 수능 다음날 새벽 2시에 끝나버린 누군가는 수능치던 어제 하루. 나의 그 날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