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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웨Manwe Jan 10. 2024

Dump truck

덤프트럭커

'여자트럭커의 하루 vlog'

유튜브 쇼츠를 보다 알고리즘이 나에게 밝은 인상의 어떤 여성 덤프트럭기사를 추천해 줬다. 나보다 어린 나이인 데다, 통상적으로 여성이 하려고 마음먹고 뛰어들기엔 다소 생소할 영역일 텐데 하며 놀라운 마음과 함께 궁금증이 생겨 다른 동영상도 찾아보게 되었다.

돈을 많이 번다는 얘기에 솔깃해 시작했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웃음이 나왔고, 대기하는 자투리 시간에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 모습에는 절로 응원하는 마음이 솟아났다. 반면 현재에 자꾸 나태해져가는 내 모습이 오버랩이 되었지만 말이다.


나의 아버지도 앞 쪽에 배치된 바퀴가 4개이기에 앞사바리라고도 불리는 25톤 덤프트럭을 운전하고 계신다. 내가 본 유튜버랑 똑같이 말이다. 내가 초등학생일 무렵엔 15톤 덤프트럭을 운전하셨고, 이후에는 25톤 덤프트럭으로 바꿔 꽤 오랜 세월을 운송업에 종사해 오셨다. 그리고 내가 하는 광산일에서도 채굴한 광석과 부산물이 거의 대부분 덤프트럭을 통해 운송되기 때문에 관계가 깊다. 덤프트럭 일을 하시는 아버지나 내가 하는 일 때문인지 덤프트럭 기사라고 하면 괜히 친근감이 생기고 관심이 가기에 영상에서 더더욱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광산 일은 사양산업이다. 그래서 일자리가 자꾸 축소되기 때문에 갑자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를 이따금씩 혼자 생각해 보는데, 아무래도 익숙한 탓인지 그중 한 가지로 덤프트럭 운전을 생각하고 있다. 만약 내가 덤프운전을 하게 된다면 어떨지 상상도 해보았는데 하루종일 나 혼자 차에 있다 보면 외로울 것 같기도 하지만 운전하면서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는 시간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본 유튜버도 내가 생각하는 이런 감정을 느끼기에 즐겁게 일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다 알지는 못하지만 기존에 있던 성 차별적인 시각에 따라 특정 성별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영역이 있을 것이고, 그곳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현재에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다소 의아한 시선이나, 차별적 대우를 받을 수도 있음에도 자신이 생각하는 바 대로 도전하고 나아간다는 사실에 존경심이 든다. 신념을 세우고 신념대로 전진해 나가는 자세를 나도 배워야겠다.



(사진: UnsplashWolfgang Hassel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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