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시간에 맞춰 눈이 떠진 평일 아침. 시간을, 날짜를, 요일을 확인해요. 찌뿌둥하게 묵직한 몸을 쭉 늘리는 그때, 맑고 산뜻하게 울리는 소리. 오늘 휴가야.
다시 이불을 끌어 올려 눈을 감아요. 남들 출근할 때 잠자는 거, 너무 짜릿해요. 잠결에 살짝 바깥이 느껴졌어요. 오랜만에 날씨가 좋은 것 같아요. 요 며칠은 계속 비가 왔었거든요.
갑자기 1분 1초가 아까워져 이불을 뻥 차고 외출 준비를 해요. 날씨를 보니 1만 보쯤은 거뜬히 걸을 것 같아서 편한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서요. 오늘은 연남동으로 갈까봐요.
공항철도를 타고 가는 중에 김포공항역의 문이 열리네요. 조금 부지런히 움직였다면 제주도 하루 여행도 거뜬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 휴가 때는 제주도에 가봐야겠어요. 이제 운전도 할 수 있거든요.
연남동에 도착했어요. 진짜 커피를 마실 생각에 기분이 좋아요. 편한 차림에 가벼운 몸으로 내 취향이 가득 모인 카페를 찾아 가장 채광이 좋은 자리에 앉아서 나른한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커피 말이에요.
2021년 5월 13일, 첫 번째 목요일
삶을 생각하다 중, ‘나를 기쁘게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