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가이드 3단계(글쓰기)

진정성 있는 문장 만들기

by 이서명

재료를 한자리에 모으고, 스토리 골격까지 잡았다고 해서 글쓰기가 저절로 잘되는 건 아닙니다.

“머릿속에선 흡족한 스토리가 있었는데, 막상 써보니 왜 이렇게 어색하지?”

라는 상황이 흔히 일어나죠. 그럴 때 필요한 건 ‘문장 쓰기 스킬’이라기보다, 글에 담아낼 ‘진정성’을 살리는 태도입니다. 물론 문장 기술도 중요하지만, 진정성이 제대로 녹아들지 않으면 글이 아무리 정돈돼 있어도 딱딱하고 건조해 보이기 쉽습니다. 이번 단계에서는 ‘내 목소리를 어떻게 문장에 담아낼 것인가’에 집중해 봅시다.




1. 왜 ‘진정성’이 중요한가?


채용 담당자의 입장

여러 장의 자소서를 읽어보면, ‘기계적’으로 작성된 글과 ‘진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글이 확연히 구분됩니다. 전자는 피상적인 수사로 가득 차 있고, 후자는 구체적인 에피소드와 솔직한 감정이 담겨 있어 공감이 느껴지죠.


독자(면접관)와의 신뢰

글쓴이 스스로가 쓰면서도 “이건 과장된 표현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면, 독자 역시 비슷한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반대로, “이 에피소드는 나에게 진짜 중요한 순간이었구나”라는 무게감이 느껴진다면, 공감과 신뢰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글쓴이 자신의 만족도

자소서 작성은 단순히 서류 통과를 위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표현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진정성이 담기면, 뿌듯함과 함께 자기확신도 얻을 수 있어요.




2. 문장에 진정성을 담는 5가지 방법


1) 과도한 미사여구 지양하기

“본인은 엄청난 열정을 지닌 열정러이며, 남다른 추진력으로 모든 일을 탁월하게 완수해온 인재입니다.” 같은 문장은 읽는 순간 “진짜?” 하는 의심을 유발합니다.

오히려 구체적 사례와 솔직한 톤으로 말하는 편이 더 설득력 있어요.

예를 들어 “예전에 상품 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아이디어가 막혔지만 포기하지 않고 동료들과 끝까지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금만 더 해보자’는 끈기가 제게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2) ‘내’ 이야기를 스스로 믿는가?

글쓰다 보면, “이거 좀 포장된 거 같은데…” 하는 부분이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가 “난 이걸 사실이라 믿고 써도 괜찮다”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진정성이 담깁니다.

과도한 ‘각색’은 뒷부분에서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거나, 면접에서 탄로가 날 위험이 큽니다.


3) 솔직한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기

실패 경험을 다룰 때 “그때 정말 속이 상하고, 여러 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같은 구체적 감정을 드러내면 글이 몰입도 높습니다.

단, 너무 감정적으로만 흐르면 ‘휘몰아치는 신파’가 되므로, ‘감정을 드러내되, 그로 인해 배운 점이나 성장 포인트’로 연결하는 게 중요해요.


4) 작은 디테일로 생생함 살리기

“열심히 노력했다”는 문장 대신, “매일 밤 10시까지 자료를 수정하고, 새벽 6시에 일어나 검토했을 정도로 몰입했다”처럼 디테일을 추가하면 진짜 내가 겪은 일임이 느껴집니다.

장소, 시간, 인물, 대화 한두 줄 등 짧은 구체성이 진정성을 뒷받침해 줍니다.


5) 겸손과 자아 비하를 구분하기

“사실 저 같은 사람은 대단한 경력도 없고…” 이렇게 스스로를 폄하하면, 오히려 독자가 ‘이건 왜 쓰는 거지?’ 하고 당황할 수 있습니다.

겸손하게 글을 전개하되, 결국 내 성장이나 장점을 긍정적으로 마무리해야 “어떤 사람인지”가 선명해집니다.

자아 비하는 진정성이 아니라 자신감 결여로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3. 문장 다듬기 기본 원칙


1) 간결성: 긴 문장은 독자를 지치게 한다

한 문장에 쉼표가 여러 개 들어간 긴 구조는 가독성을 해칩니다.

한 문장에 핵심 하나만 담되, 필요하면 두세 문장으로 나눠 씁니다.


2) 구체성: 추상어 대신 수치·장면·사실

“매우 힘들었습니다”보다 “하루에 평균 3시간밖에 못 자며 두 달간 준비했습니다”가 더 구체적입니다.

“재정난이 컸다”는 말 대신 “운영비가 예산 대비 30%나 부족했다”가 정확하죠.


3) 연결어·접속 표현 적절히 사용

“그 결과로”, “게다가”, “하지만”, “예를 들어” 등으로 문단과 문장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면 읽기 편합니다.

단, 지나치게 많은 접속어(그러나, 하지만, 그리고, 또한 등)를 남발하면 리듬이 꼬일 수 있으니 적절히 사용하세요.


4) 오탈자·맞춤법·문법 점검 필수

진정성 있는 내용이라도 오탈자가 너무 많으면 성의가 없어 보이거나 글쓴이의 기본 역량을 의심받기 쉽습니다.

최종 원고 제출 전에는 워드프로세서 맞춤법 검사나 재차 교정을 거치도록 합시다.




4. 진정성 있는 문체, 어떻게 잡아갈까?


1) ‘나에게 말하듯이’ 글을 쓴 뒤, 불필요한 부분을 조정

초안 단계에서는 일기 쓰듯 편하게 내 이야기를 풀어놓으세요. “내가 이때 진짜 왜 힘들었고, 그걸 어떻게 넘겼는지”를 자연스럽게 써봅니다.

이후 ‘공식 글쓰기 톤’에 맞춰 어색한 구어체를 다듬되, 핵심 에피소드와 감정은 그대로 살리는 게 좋습니다.


2) 대화체·감정 묘사 삽입 시 주의

<친구가 ‘야, 이거 힘들겠다?’라고 말해서 내가 ‘그러게, 나도…' >처럼 너무 상세한 대화체는 자칫 에세이 스타일이 되며, 분량도 많아집니다.

짧게 <동료가 ‘우리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고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과제였지만…> 정도로 핵심 감정만 살짝 언급하는 방식이 적절합니다.


3) 자기 서사의 ‘핵심 메시지’를 잊지 말기

글이 길어질수록 본론을 잊고 빙빙 돌 수 있습니다. 글쓰는 중간중간 “왜 이 사건을 예로 드는지”, “내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상기하며 수정해 나가야 합니다.

진정성이란 결국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 말로 풀어낸 것”이기 때문에 핵심 주제에서 멀어지면 글의 영혼이 빠지는 셈입니다.




5. 실전 예시: 어색한 문장 vs. 진정성 있는 문장


어색(과장) 버전:

“본인은 탁월한 직무 역량과 팀원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모든 프로젝트에서 성공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장애물이 있었지만, 강인한 의지로 극복해냈습니다.”

독자 반응: “정말? 어떤 장애물이고, 어떻게 극복했는데?”


개선(구체성·진정성):

“제게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는 제품 출시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디자인 오류가 발견된 일이었습니다. 팀원들도 ‘이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포기하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우리팀은 매일 밤 10시까지 회의를 이어갔고, 문제 원인을 파악해 디자인 수정안을 마련했습니다. 그 결과 출시를 일주일 늦추긴 했지만, 예산 손실을 최소화해 성공적으로 론칭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으로 저는 ‘팀원들이 포기하려 할 때, 함께 해보자고 손을 내미는 사람이 진짜 리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독자 반응: “아,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림이 떠오르네. 구체적 해결 과정을 밟았구나. 감정도 느껴진다.”




6. 초안 쓰고 반드시 ‘다시 읽기’ – 소리 내어 읽기


글을 어느 정도 썼다면 소리 내어 읽어보거나 타인(동료·친구)에게 들려주거나 보여주면 좋습니다.

내 귀에 어색한 부분이 걸리고 너무 길거나 구성이 꼬인 문장이 드러납니다.

“이 부분은 좀 민망하네” 싶은 문장은 진정성이나 자연스러움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요.




7. 면접을 대비하는 자세로 정직하게 쓰기


자소서에 적은 이야기는, 면접이나 후속 질문에서 반드시 보강 질문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때 어떻게 밤 10시까지 회의를 했고, 팀원 수는 몇 명이었나요?” 같은 구체적 질문에도 즉시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버하거나 거짓된 내용으로 서술해놓으면, 면접에서 드러나 신뢰도를 잃게 되므로, 정직하고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쓰는 것이 최선입니다.




내 목소리를 담되, 독자(면접관)와의 소통을 염두에 두자


진정성 있는 문장은 결국 “내가 정말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구체적·솔직하게 표현”하는 데서 나옵니다.

겉치레 말 대신 내가 겪은 사실과 그때 느낀 감정을 담고, 그 경험이 지금의 나에게 준 의미를 정직하게 풀어내면 글은 자연스럽게 진심이 전해지는 문장들이 됩니다.

물론 단정하고 읽기 편한 문장 구조와 맞춤법, 오탈자 확인 같은 기본기는 필수입니다. 그 기본기를 탄탄히 갖춘 뒤, 내 고유의 에피소드와 솔직한 감정을 글에 녹이면 채용 담당자든 독자든 “이 사람, 뭔가 진심이 묻어나네”라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자소서 테라피에서 강조하는 건 바로 이 ‘진정성’입니다. 글쓰기 기술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 그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느꼈는지, 왜 이 이야기를 하는지’를 숨김없이 담아내는 태도에서 생기는 힘이죠. 이제 골격까지 잡았다면, 이 3단계에서 내 목소리를 문장으로 구체적으로 빚어보세요.


“맞춤법이나 문장 구조보다 내 이야기를 제대로 담았나”를 먼저 살피면, 결국 훨씬 더 ‘읽고 싶은 글’이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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