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5 (30대 남성)

실패경험도 자산

by 이서명

사례 – 30대 남성


여러 시도 실패 끝에 복지관 상담에서 길을 찾다 박준영(가명), 34세.


한 직장에서 몇 년간 근무해 왔지만 직장에 대한 회의감이 커져 어느 날 충동적으로 퇴직을 결정했습니다.

“이 길은 아닌 것 같다”

는 불안감에 휩싸여 그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창업도 시도해 보고, 유명하다는 고가의 클래스 몇 가지를 들어보며 새로운 역량을 찾으려 애썼습니다. 또 한때는 핸드폰 영업을 한 달 넘게 해 봤지만, 모든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아 자신감도 잃고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되었습니다.




“혹시나…” 복지관 배너를 보고 들어가 본 취업상담

어느 날 동네를 돌아다니던 중, 복지관 앞 배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료 취업상담, 이력서·자소서 컨설팅”이라는 문구에 “어차피 잃을 것도 없으니 한 번 가볼까?”라는 심정으로 문을 두드렸습니다. 상담사는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한 번만 해보시죠. 이제까지 어떤 일·교육을 경험했는지를 전부 정리해 오시면 좋겠습니다”

라고 제안했습니다. 처음엔 “내가 딱히 내세울 게 없다”는 생각이 컸지만, 상담사가

“창업이나 클래스 수강, 핸드폰 영업도 전부 이력이 될 수 있다”

라고 말해주자 살짝 의아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지금까지 시도해 본 일과 배운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적어보기로 결심합니다.




“전부 적어오라고요? 별로 쓸 건 없는데…”

다음 상담 날짜가 되자, 박준영 씨는 손으로 A4 몇 장을 빼곡히 채워 왔습니다. 직장 퇴사 전까지 어떤 업무를 했고, 창업은 어떻게 시작했으며, 왜 접었는지, 고가 클래스(예: 바리스타, 코딩 부트캠프 등) 수강 경험, 핸드폰 영업을 하며 겪은 애로사항 등.


상담사는

“와, 이거 진짜 다양한 경험인데요.”

하고 반색했습니다. 박준영 씨는

“근데 다 실패해서 아무 의미 없잖아요”

라고 낙담했지만, 상담사는 그 하나하나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창업할 땐 어떤 과정을 준비했나요? 코딩 부트캠프 배울 땐 왜 흥미 붙이다가 중간에 그만뒀는지요? 핸드폰 영업은 하루에 몇 명 고객을 상대했고, 어떻게 성과를 내려고 노력했나요?”




자기소개서 공동 작성

“아, 이렇게 풀어낼 수 있는 거였나…”

박준영 씨가 대답을 이어갈 때마다, 상담사는

“이건 자소서에 ‘도전정신’ 사례로 괜찮은데요”

“핸드폰 영업하면서 일일 고객 수를 추적해 봤다는 건 ‘분석력’이 있네”

라고 짚어줬습니다. 처음엔 박준영 씨가

“말도 안 돼, 전 다 실패했는데…”

라고 말했지만, 상담사는

“실패했어도 시도 과정에서 뭘 배웠나 가 핵심입니다.”

라고 격려했습니다. 결국, 두어 시간 동안 이력서·자소서를 함께 써 내려가며, 박준영 씨는 본인도

“어? 창업 과정에서 내가 나름 시장조사 하고 SNS 홍보를 배웠지”

“클래스 중도 포기했지만, 그래도 코딩의 기초 개념은 알게 됐고, 자기주도 학습 경험이 됐다”

같은 사실을 하나씩 꺼내놓았습니다. 상담사는 거기에 성장·도전의 이미지를 살짝 덧붙여 문장화했어요.


“퇴사 후 창업을 시도했으나, 실제 고객 유입과 재무 관리를 직접 경험하며 비즈니스 감각을 어느 정도 익혔습니다. 핸드폰 영업 현장에서는 단기간이었지만 매일 새로운 고객을 찾아 일일 방문 목표를 세우고 실행, 소통 능력을 향상했습니다.”


“모든 ‘실패 경험’이 쓸모없지 않았네.”

이러한 문장을 적어보니, 박준영 씨는

“나 정말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전부 아무 의미 없는 줄 알았다. 근데 돌아보니 배운 점이나 스킬이 조금씩 있긴 하네요…”

라며 새삼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상담사는

“맞아요. 본인이 안 좋았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자소서에선 충분히 ‘과정과 깨달음’으로 어필할 수 있어요”

라고 격려. 앞뒤 문맥을 정리해서 자기소개서 초안이 완성되자, 박준영 씨는

“어쩌면 내 도전정신이 나를 나타내는 키워드였구나”

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전엔

“내가 이리저리 방황했지…”

라고 자신을 비난만 했는데, 이제는

“방향은 잦은 변동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빨리 부딪치고 배우는 자세는 분명 있었다”

고 바라보게 된 것이죠.


결과: 새 출발을 위한 문, 다시 열리다

이제 새로 쓴 자소서를 들고 몇몇 회사에 지원하려 준비 중입니다. 정규직 채용을 목표로 가능한 직무(예: 영업 지원, 오퍼레이션 관리, 유통업 사무 등)를 찾으며, 면접에서 “그간의 시도와 실패 경험”을 긍정적 학습으로 강조할 전략도 세우게 됐습니다. 그는 취업센터를 나서며

“정말 내가 무언가를 많이 해봤고, 그만큼 적응력이나 도전정신은 있구나. 자소서가 그냥 글이 아니고, 내가 쌓은 것들을 되짚고 다시 희망을 품게 하는 과정이었네요”

라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실패 경험”도 자소서에선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 30대 남성의 사례는,

퇴사 후 여러 실패(창업, 다양한 고가 클래스, 핸드폰 영업)를 겪고 “나는 정말 안 되나 보다”라며 좌절하던 사람이, 취업상담을 통해 과거 경험을 낱낱이 정리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이야기다.


단순히 “실패”로 끝났다고 묻어둔 수많이 시도들이, 사실은 스스로도 몰랐던 도전정신, 학습력,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였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자기소개서 상담을 통해, 본인은 무가치하다고 여겼던 경력들이 서로 연결되며

“나라는 사람, 이렇게 다채롭게 움직여왔구나”

라는 확신으로 바뀐다. 이는 자소서 작성 과정이야말로 “내가 살아온 길을 긍정적 측면에서 재해석”하는 강력한 툴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입증한다.




새 출발을 위한 문을 열다


30대 남성의 자신감 회복 그렇게 자소서와 이력서를 정리하면서, 000(가명) 씨는 자신이 해왔던 다양한 시도가 결코 부끄러운 흑역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창업 실패, 고가 클래스 수강 중 중도 포기, 핸드폰 영업 등. 처음엔 이것들이 전부 “헛된 도전” 같았지만, 막상 글로 풀어 보니 그 안에 도전정신, 문제 해결 능력, 지속적인 학습 의지가 깃들어 있었던 겁니다. 자존감이 높아지자, 그는 더 이상 자신의 구직 상황과 과거 이력을 숨기려 들지 않았습니다. 주변 지인들과의 만남도 회피하지 않고, 차라리 적극적으로 “요즘 내가 이런 경험도 했다”며 대화를 이어갔죠. 그러던 중, 전 직장 동료가 “기술 영업직에 사람을 뽑는데, 도전해 볼 생각 없나?”라고 연락을 줬습니다. 평소 같으면 “난 실패자라…”며 움츠렸겠지만, 이제는 “나도 한번 해보지!”라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결국, 면접에 도전했고, 면접관에게도 창업 시절 고객 응대와 시장 조사, 핸드폰 영업에서 키운 협상과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회사 역시 “오히려 실전에서 여러 방면을 시도해 본 사람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그는 기술 영업직에 합류해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나를 믿는 마음”


돌아보면 000 씨에게 결정적이었던 건 특정 스펙이나 자격증이 아니라 “내가 쓸만한 사람이다”라는 믿음을 되찾은 일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작성 과정을 통해 과거 실패로 여겼던 경험들이 실은 자산일 수 있음을 발견하고, 그걸 스스로 인정할 때 자존감이 살아난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취업 상담 현장에서 입사지원서류, 특히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이 개인에게 치유와 확신을 주는 사례를 자주 목격합니다. 그저 글을 잘 써보겠다는 게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뭘 해왔는지” 차근차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이 결과적으로 면접에서도 긍정적 에너지를 전해주어 고용주에게 “이 사람, 정말 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을 심어줍니다. 어쩌면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펙도 아니고 미사여구로 가득 찬 글도 아닙니다.

“진짜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확신, 즉 자존감이 회복되었을 때, 서류에서든 면접에서든 상대방을 설득하는 힘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000 씨가 보여준 것처럼 아무리 ‘실패한 시도’로만 보였던 경험들도 쓰고 말하는 방식에 따라 도전과 배움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이야기의 핵심 교훈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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