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일용직에서 정규직으로
사례 3 – 40대 남성, 일용직을 전전하다 정규직 시설관리로 취업 이진성(가명), 40세.
가정 형편이 어려워 청소, 시설관리 보조, 택배,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일용직을 전전해왔습니다. 본인은 “그냥 먹고 살기 위해 뛰어들었을 뿐, 내가 무슨 전문성 같은 게 있겠어”라며 정규직 취업을 아예 꿈꾸지 않았습니다.
주위 사람들도 “형편때문에 저런 일만 하나 보다”라고 쉽게 넘겼고, 이진성 씨 자신도 “언젠가 사정이 나아지면 생각해보자” 정도로 미뤄두었죠.
‘더 늦기 전에 재취업’을 결심하다
그러던 중, 40대 중반에 접어들어, 친구가 “계속 이대로 일용직만 하면 나중에 더 힘들어지지 않겠냐. 그래도 어떤 한 곳에서 정규직으로 자리잡아보라” 권유를 해서 이진성 씨는 망설이다가, 취업센터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상담사가 “이력서와 자소서를 준비하세요”라 말하자, 이진성 씨는 “내가 적을 게 없는데요?” 하며 난감해했습니다. “지금까지 청소, 택배, 배달, 시설관리 보조 등을 했지만, 하나도 오래 정규직으로 다닌 적이 없으니, 어느 회사에서 환영해줄지…”라는 불안감이 컸죠.
자소서 상담
“이력서에 쓸 게 없다고요? 그동안 한 일을 다 말해보세요.”
자소서 테라피(?)식 상담에서, 나(상담사)는 계속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나요? 이직 이유는 뭔가요?”
“일할 때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나요?”
처음엔 “그냥 생계 때문에 닥치는 대로 일했죠” 정도로만 답하던 이진성 씨가 점차 본인이 해온 업무와 방식을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택배 일할 때 정확하고 빠르게 배달하는 데 집중했고, 관리자들에게 “실수가 거의 없다”는 칭찬을 들었음. 식당 주방이나 청소 현장에서도 “힘들다고 투정 부리지 않고 묵묵히 해내서 사장님이 가게 소개를 연결해주었다”는 사실.
결국, 본인은 모르게 ‘성실함과 실수를 최소화하는 꼼꼼함’을 무기로 여기저기서 소문이 나 매번 다른 일자리를 지인 소개로 얻었음을 알게 됨.
자소서에 녹아든 성실·책임감 상담을 토대로 완성한 자소서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개인 사정으로 여러 아르바이트와 일용직을 경험했습니다. 형편이 좋지 않아 계속 일을 놓을 수 없었고, 매사 집중해서 해내다 보니, 사장님이나 지인들이 다른 현장을 소개해줄 정도로 신뢰를 받았습니다. 때론 주변에서 ‘왜 젊은 사람이 그런 일만 하냐’는 시선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 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사실이 감사했고, 매번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보통 ‘이직이 잦다’ 하면 단점이 되기 쉬운데, 이진성 씨는 “사장님이나 동료들이 좋게 봐주어, 다음 일자리도 소개받았다”는 식으로 성실과 책임감을 강조하며, 그간 스스로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여러 알바 경력이 “오히려 매번 성실·정확함을 발휘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스토리로 재해석된 겁니다.
결론: 정규직 시설관리 합격.
“내가 무능하지 않았구나.” 그 뒤 이진성 씨는 정규직 시설관리 공고에 지원해 서류 전형을 통과했습니다. 면접 때 “왜 이렇게 직종이 다양하셨나요?”라는 질문에, 자소서에 적은 “매번 열심히 했더니 주변에서 일자리를 연결해 주었다. 그만큼 책임감 있게 일하는 편”이라는 답변을 해 면접관들의 긍정적 반응을 얻었죠. 결국 최종 합격이 돼서, 지금은 안정된 시설관리직에서 정규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한평생 힘만 쓰다 끝날 줄 알았는데, 누가 알아줄 줄 몰랐어요. 이렇게 쓰니까 내 경험들이 전부 ‘성실함’이라는 공통점으로 보이더라고요.”
이진성 씨는 자소서를 통해 자신이 결코 무능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자부심을 되찾았습니다.
시사점
잦은 이직, 알바 경력이 오히려 “여러 일을 닥치는 대로 해도 매번 성실하게 마무리하고,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었다”는 식으로 해석된다면, 자소서 상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될 수 있다. 청소·배달·시설관리 보조 같은 단순노동이라고 스스로 낮춰 봤던 일들도 사실은 정확성, 체력, 책임감 등의 가치를 담고 있었다. 그걸 문장으로 풀어쓰기만 해도 면접관 입장에선 “이 사람 꾸준히 믿고 맡길 수 있겠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글로 쓰면, 산만해 보이던 경력이 ‘통일된 역량’으로 보인다”는 게 자소서 테라피의 힘이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누구나 별거 아닌 줄 알았던 경험에도 빛나는 강점이 숨어 있다 합격 소식을 받은 뒤, 이진성 씨는 센터로 다시 찾아와 눈시울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별거 아닌 제 경력이 이렇게 멋진 거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그렇게 표현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는 이 말을 남기며 자신이 해왔던 다양한 일용직 경력들이 스스로도 몰랐던 성실함과 책임감을 증명해준다는 사실에 놀라워했습니다.자소서는 결코 대단한 스펙이나 언변을 멋들어지게 포장하는 게 아니라, ‘내 이야기를 진솔하게 다시 되짚어보는 과정’임을 이 사례가 잘 보여줍니다.누구나 거칠고 사소해 보이는 경험 속에도 강점이 숨어 있고, 이를 자연스럽게 글로 풀어낼 때, 그동안 찾아내지 못했던 기회를 비로소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진성 씨의 이야기가 전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