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포스팅에서 남성 육아 휴직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육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직에서 어떤 방식으로 남성 육아 휴직 사용을 지원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 2023년에 발간한 ‘출산, 육아 지원제도 우수기업 사례집'에서 여러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남성 근로자의 육아 휴직 사용을 의무화함.
자동 육아 휴직제. 출산 휴가 이후에 신청 절차나 상사의 결재 없이 자동으로 육아 휴직이 주어짐. 육아 휴직을 하지 않으려면 취소 신청을 해야 함.
육아 휴직 기간을 근속에 포함. 승진 시 필요한 점수를 해당 지급 고과의 평균 점수로 부여함.
육아 휴직과 함께 육아기 재택 근무제와 단축 근무제를 제공함.
회사 지침으로 육아 휴직 이후에 인사 평가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함.
육아휴직 후 빠른 적응을 위한 다양한 복귀지원 프로그램 운영함.
저는 남성 육아 휴직 의무제와 자동 육아 휴직제가 가장 눈에 들어옵니다.
육아 휴직 제도가 있어도 직원이 상사와 동료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되면 효용이 떨어질 겁니다. 많은 직장인이 육아 휴직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할 것입니다. 남자가 대다수인 직장이나, 남성 육아 휴직 사용의 선례가 없는 경우에는 육아 휴직을 얘기하기가 더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육아 휴직을 사용하면 상사와 동료가 나의 업무를 분담하게 되어 싫어하지 않을까?
남성의 경우, ‘회사에서 남자가 육아 휴직을 사용한 경우가 거의 없고, 육아 휴직을 쓴다고 하면 상사와 동료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남성 육아 휴직 사용을 장려하는 조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선례가 많이 쌓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남자 직장 상사가 육아 휴직 경험자라면, 남자 팀원들이 육아 휴직을 요청하는데 눈치를 적게 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조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개인 의지에 맡기기보다 육아 휴직을 의무화하거나 육아 휴직 절차를 자동화하는 게 효과적일 거라 생각합니다. 2017년에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한 롯데 그룹의 경우, 2016년 남성 육아휴직자는 180명이었지만, 2017년에 110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남성 의무 육아 휴직제와 자동 육아 휴직제 도입이 대기업만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모션이라는 중소기업이 2022년에 남성 육아 휴직 의무제를 도입했고, 남성 근로자의 육아 휴직 이용과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특정 조직뿐 아니라 국가에서 남성 육아 휴직을 의무화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부모 휴가'를 자녀당 480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남성은 최소 90일 이상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이는 남성의 육아 휴직 사용과 육아 참여를 늘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