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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Jul 02. 2024

단독주택 심한재-집 둘러보기 에필로그,  처마 깊은 집

건축주, 건축사, 시공자가 삼위일체로 이루어낸 성공적인 집짓기 스토리17

이 시대의 韓屋 心閑齋, 집 둘러보기ㅡ에필로그

경사지붕으로 처마 깊은 집  



설계자 : 건축사 김정관 (도반건축사사무소), 실무담당 김지인

설계기간 : 2017, 4~2017,12 

시공자 : 니드하우스 (대표 유창민)

공사기간 : 2018, 1~2018, 7

구조 : 삼나무 중목조    



처마가 사방으로 빠져나온 경사지붕을 가진 집은 고전적일까?...
입주하고 한 해를 살아보고 설계자와 시공자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거주 후 평가, 건축주가 마련한 상차림을 보니 점수는 'A'인 듯했다.


경사지붕에 처마까지 1미터를 뽑다 보니 별난 외관으로 '건축사의 작품'이라는 멋 내기는 포기했다.

처마 없는 집을 지어 한해만 살아보면 이런저런 불편한 생활에 집 지은 걸 후회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처마가 없으면 비 오는 날에 빗소리를 듣는 정취를 즐길 수도 없고 한 여름 뜨거운 햇볕도 가릴 수 없다.


장맛비가 외벽을 타고 내려 창문 틈으로 누수가 되기도 하고, 긴 장마가 지나면 북쪽 벽에 낀 이끼는 어떡하지?

아파트는 실내만 관리하면 그뿐이지만 단독주택은 집 관리가 오로지 건축주의 몫이 된다.

건축사는 집이 지어지면 사진을 찍어 작품이라며 내세우는데 몇 해 지나면서 집 관리에 이런저런 일이 생기는 건 말 못 할 건축주의 고민이다. 


별채의 경사지붕이어서 가능한 거실 위로 적당한 공간감, 주방 위에는 참한 다락은 얼마나 쓰기가 좋은지.

경사지붕에 처마 깊은 집은 살아갈수록, 살아보면 더 좋을 것이다.

22번째 단독주택 작업이었던 심한재, 설계자인 나뿐 아니라 일 년을 살아본 건축주, 작품 만드느라 애쓰고 이윤은 고사하고 손해를 본 것 같은 데도 좋아라 하는 시공자까지 만족하니 참 좋다 좋아.



경사지붕에 처마로 외벽을 둘러싼 심한재,

백년가로 손색이 없는 집이라 비 오는 날은 창을 열어 빗소리를 즐기면서 비가 샐 리 없고

삼대 적선해야 살 수 있다는 남향집에 여름에는 햇볕이 들지 않고 겨울에는 따뜻한 햇살이 집안에 가득하다.



2개 층의 침실동은 발코니로 일층을 가리는 차양 역할까지 겸했다.

달빛정원으로 나오는 툇마루를 놓으려니 차양이 있어야 한다.

집은 모양새도 좋아야 하지만 쓰임새가 더 좋아야 설계자가 다시 찾을 수 있다.



거실은 한옥의 대청마루 연등천정같이 적당한 높이로 깊은 공간감을 살린다.

아파트처럼 평면적인 집이라면 아쉽지만 두 개층을 뚫으면 너무 높아서 겨울에 난방비가 걱정이 된다.

경사 지붕 아래만큼 깊은 집이면 딱 좋다.



주방 상부에 둔 다락은 단독주택을 쓰는 특장점이라 할 수 있다. 

집을 쓰다 보면 늘 아쉽다 못해 안타까운 게 수납공간인데 설계자는 왜 관심을 두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거실에서 다락공간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으니 심한재의 다락은 쓰임새가 많아진다.


집의 모양새는 캐주얼한 정장 차림 같이 품격이 있고, 쓰임새로 보면 안팎으로 요모조모 쓸모가 넘치는 집으로 심한재 둘러보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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