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관 5시간전

단독주택 심한재-입주 4주년에 건축주가 부쳐온 감사인사

건축주, 건축사, 시공자가 삼위일체로 이루어낸 성공적인 성공적인 집짓기

입주한 지 4년이 되는 날이라며 양산 심한재의 건축주께서 공사할 때 만들어 현장 상황을 공유했던 단톡방에 안부 메시지를 넣었다. 공사를 시작하면서 건축주는 시공자와 설계 감리자가 현장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단톡방을 개설했었다. 교수인 건축주도 보직이 많아서 바쁜 분이시고 감리자인 나도 한 주에 한번 정도 현장에 가게 되니 현장과의 소통을 카카오톡으로 공유하자는 취지였다.    


시공자인 니드하우스가 워낙 공사를 능동적으로 진행했기에 불협화음 없이 단톡방은 응원과 격려 일색이었다. 시공자를 건축주와 감리자가 감시하는 분위기가 되면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시공자를 선정해야만 착공에서 준공까지 시종일관 원만한 공사가 이루어지게 된다. 

   

건축주께 시공자로 니드하우스를 추천하고 꼼꼼한 견적서에 신뢰를 더해 공사 계약에 이르렀다. 니드하우스는 설계자인 내가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인지도 모르지만 이윤과 상관없이 작품으로 지어낸다는 각오로 공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그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니드하우스는 열과 성을 다해서 공사를 마쳤다.     


중목구조는 원칙적으로 현장에서 임의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물론 내부 칸막이는 다소 도면과 상이하게 바꿀 수 있지만 거의 6개월에 걸쳐 협의된 설계가 변경될 소지는 없었다. 지붕의 금속공사는 니드하우스 대표의 義父의부 되시는 일본의 금속공사 匠人장인께서 직접 작업을 해주셨다.  

    

일흔이 넘는 老匠人노장인이 위험한 지붕에 올라가 공사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우리나라 기술진이 공사를 했다면 일주일이면 마칠 수 있었을 텐데 보름이나 걸렸으니 머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설계도와 한치도 다름없이 내외부 공사를 마무리하느라고 예정된 공기를 한 달이나 지체되었다. 니드 하우스는 이윤은 고사하고 손해를 보지 않았으면 다행이라 생각하니 고맙기 그지없었다.    

     

심한재 지붕 공사는 시공자인 니드하우스 대표와 의부와 아들로 인연을 맺은 분인 匠人이 일흔이 넘은 나이인데도 직접 작업을 했었다


준공검사를 거쳐 어렵사리 완공된 집에 입주를 했었지만 정원 등의 외부 마무리 공사는 건축주께서 직접 하기로 했었다. 입주 후 딱 한 해가 지나고 외부 공사까지 마무리된 집에서 건축주는 설계자와 시공자를 초대해서 집들이 자리를 마련했다. 완성된 집에서 한 해를 살아본  건축주는 거주 후 평가를 어떻게 할지 궁금하고 걱정도 되었다.    

        

건축주께서 차린 건축 관계자를 위한 집들이


집들이 파티에 참석해서 마당에 들어서면서 목재 데크에 마련된 상차림을 보고 안도의 숨을 뱉을 수 있었다. 이런 상을 누구를 위해 준비할 수 있을까? 아마도 한 해를 살아본 건축주 부부가 아주 만족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떡 벌어지게 상을 차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床상은 다른 어떤 賞상보다 값진 상이 아닌가? 설계와 공사의 담당자에게 금일봉까지 준비해서 그동안 노고를 치하하는 세심한 배려에 또 감사하고 감동해야 했다. 그렇게 나의 건축 인생에 심한재는 중요한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건축주 부부가 4년을 가꾸어 온 집을 사진으로 보내왔다.

 

입주 4주년을 기억하고 안부 인사를 전하는 건축주께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건축주께서 직접 지은 心閑齋심한재라는 당호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에 고마운 안부를 전해주었을 것이다. 내가 건축사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기쁘기 이를 데 없는 날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단독주택 심한재-집 둘러보기 에필로그,  처마 깊은 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