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좋은 차를 찾기보다 내가 가진 차에 만족해야 하는 이유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안고 있는 고만고만한 고민이 있다. 지금 마시는 차에 만족하지 못해 더 좋은 차를 바라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름신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자꾸 차를 구입하게 된다. '이번에는...'하고 기대로 구입해 보지만 마셔보고는 '역시나...'라는 실망을 반복하게 된다.
붓다의 십 대 제자 중에 '多聞 第一' 아난존자는 보기 드문 미남이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아난존자를 유혹하려는 여자들이 많아서 끊임없는 구설수에 시달려야 했다. 붓다는 아난을 불러 신통력으로 하늘나라의 천녀를 볼 수 있게 했다. 천녀를 보고 나서 아난존자는 여자들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아난존자가 천녀를 보고 나니 여자들의 용모는 원숭이와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고만고만한 가격으로는 아무리 보이차를 구입해도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에 한통 한편 가격으로 두 편을 구입해서 마셔본다면 더 이상 싸고 좋은 차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제 값을 치르고 노반장, 빙도노채를 구입해서 한 편을 다 마시고 나면 아마도 차 생활의 깨우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방 하나가 보이차로 가득 차기 전에 싸고 좋은 차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지금 소장하고 있는 차가 내가 마실 수 있는 최고의 차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매일 만족하는 차 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