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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정희 Feb 23. 2024

영화 '파묘' 후기

영화 "파묘"가 개봉했다.

예고편에서 김고은 배우의 그로테스크한 클로즈업 샷이 너무 인상적이었던 터라 개봉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공포영화라 무서워 몸이 차가워지면 마시려고 따끈한 차 한잔을 텀블러에 챙겨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띠로리~ 극장 안에 아무도 없었다.

아휴.... 어쩌지? 나갈까? 혼자 보는 건 너무 무서운데.... 발만 동동 구르던 순간.

뒤늦게 몇 명의 관객이 더 들어왔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은 든든함에도, 얼굴을 외투 속으로 쏙 집어넣고 눈만 말똥말똥하게 내놓은 채로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긴장한 탓인지 아직도 고개가 뻣뻣하다.


영화'파묘'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한국형 오컬트 장인이라고 이름 붙은 장재현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다.

전작의 명성에 맞게 영화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관객을 기선제압한다. 2개의 사건으로, 한바탕 몰아치다 긴장을 해소한 뒤 핵심사건이 공개되고 엎치락뒤치락 난리가 난 뒤, 진짜 공포의 실체가 공개된다. 각 인물들의 목숨을 건 협력으로 사건이 해결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배우 김고은은 피트니스센터에서 스피닝으로 체력단련을 하는 MZ무속인으로 나오는데, 영화 '곡성'의 황정민배우가 떠오를 만큼 카리스마 넘친다.

특히 굿판에서 주문(?)을 외우며 칼춤을 추는 장면은 완전 압도적이다. 김고은 배우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영화는 서로 연결되는 2개의 사건을 축으로 전반과 후반으로 크게 나뉘는 느낌인데, 초반의 기세는 어마어마다.  1개의 사건이 우여곡절 끝에 해결이 되고 또 다른 사건이 시작된다.

2번째 사건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인 것 같은 데, 메인 빌런에 정보가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 나와 영화가 괴리되면서 더 이상 공포의 감정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보지 못했던 굉장히 창의적인 설정이었는데, 나에게는 충분히 설득력이 없어 너무 아쉬웠다.


나는 영화 속 각 인물들의 초반의 설정을 약간 사기꾼 같으면서도 돈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전문가들 (지관, 장의사, 무당)로 인식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인물들이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며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데, 이런 변화의 동기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어서 뭔가 아쉬웠다. 돈을 좇던 인물들이 목숨 걸고 대의를 쫓기 시작하는 데에는 납득할 만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영화는 어찌 된 일인지 설명에 인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에서 말한 내가 생각하는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해도 영화'파묘'는 업치락 뒤치락 한바탕 몰아치는 에너지가 엄청난 영화다. 또 메인빌런 설정은 굉장히 창의적이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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