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정희 May 16. 2024

긍정의 끝판왕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 가요> 읽고, <곽튜브>를 보고...

요즘 곽튜브, 빠니보틀의 찐 팬이 되어 그들의 모든 유튜브 콘텐츠를 섭렵 중이다. 

최근 몇 년간 갖고 싶은 것도 없었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종교에 귀의해도 아쉬울 것이 없을 만큼 무소유욕에 무의욕 그 자체였다. 


그들의 영상을 보는 내내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비 오면 비 맞고, 눈 오면 눈 맞고, 땀에 절어 걷고 또 걷고 싶어졌다.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여기저기 쏘다니고 싶어졌다. 오래간만에 여행에 대한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학교폭력으로 암울했던 10대를 보냈다던 곽튜브가 최근 승승장구를 하고 있으니, 그의 엄마가 된 듯 기특하고 그의 성공이 매우 기쁘다. 또 빠니보틀은 보일러 회사 인턴에서 잘려 여행경비나 벌어보자고 도전했던 여행 유튜브가 대박이 나서 이제는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란다. 


그들과 다르게 나는 별다른 도전도, 일탈도, 큰 굴곡도 없이 인생의 반을 지나온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안정된 삶만이 유일한 것처럼 틀에 박힌 인생행로로 말이다. 

 

최근, 그림책 모임에서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 가요>라는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국 철학자 소로라는 사람의 철학에 근거해서 쓰인 그림책으로 "여행을 하는 데 가장 빠른 방법은 걸어가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신선했다. 자본주의 안에서 돈을 벌어 대중교통을 타고 목적지까지 오는 방법 대신에, 산딸기를 따 먹으며 유유자적 걸어올 수도 있다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 굉장히 도발적으로 다가왔다. 자본주의 쫄보인 나는 절대 그런 삶의 방식을 택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한숨이 났다. 


다시 곽튜브 유튜브로 돌아와서, 오늘 본 콘텐츠에는 긍정의 끝판왕 노홍철이 같이 여행을 했다. 그의 긍정 끝판왕적인 삶의 태도는 훔치고 싶을 정도로 부러웠다. 

노홍철은 미국 비자가 어떤 이유로 이유 없이 취소되어 티켓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티켓팅 마감 3분 전에 극적으로 비자 갱신 허가를 받아 무사히 비행기 탑승을 했다. 

기다리는 시간 내내, 노홍철은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고 이런 긴장감도 너무 재미있다며 연신 싱글벙글 웃는 얼굴을 보였다. 그도 사람은 사람인지, 티켓팅 마감 직전까지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순간에는 한숨을 크게 쉬긴 했다. 그런 모습이 더 인간적이긴 하다. 

마감시간 딱 3분 전, 극적으로 허가를 받고, 무사히 출국심사를 끝내고 탑승구로 걸어가는 내내 그는 이 상황이 너무 재미있었다며 옆에 있는 곽튜브를 얼싸안고 즐거워했다. 


아마 내가 같은 상황이었더라면, 거의 멘털이 나갔을 테다. 

비행기를 놓칠 것이라고 단정했을 것이 틀림없고, 엉켜 버린 스케줄과 금전적 손실로 화를 주체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아우~! 상상만으로도 스트레스다. 


통제할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있는 유일한 것은 "태도" 자체라고 어디선가 들은 같다. 욕지거리를 하던, 긴장감을 즐기고 차선택을 찾던 어쩌면 결과는 같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어떤 태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내 삶의 질은 하늘과 땅이 된다. 

노홍철의 무한한 긍정 태도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얼굴을 채운다. 


요즘 가장 갖고 싶은 게 있다. 바로 긍정회로!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어? 얼마면 돼? (feat. 가을동화 원빈)'

작가의 이전글 노여움 버튼을 끄자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