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정보 전달이 목적인 다큐∙보도사진이나 실험정신과 창의성의 성취를 추구하는 예술사진은 논외로 하고, 일반인과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지향하는 좋은 사진의 요건은 무엇일까? 단연 좋은 구도(composition)라고 말할 수 있다. 제 아무리 좋은 카메라로 선예도와 색감이 뛰어난 사진을 찍었다 해도 매력적인 구도를 취하지 못한다면, 그 사진은 인상적인 평가를 받기 어렵다.
구도란 프레임 활용법으로, ‘사진 속 시각적 요소들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구도는 사진의 토대를 구축하는 일종의 설계 과정이며, 사진이 현실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는 행위다. 필립 퍼킨스는 “사진은 눈으로 보여진 통찰”이라고 언급했는데, 그 통찰의 힘은 바로 구도에서 나온다. 사실 구도는 천부적인 소질과 느낌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그렇다고 도달하기 힘든 영역도 아니다. 연습과 학습을 통해 얼마든지 좋은 구도를 만드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천부적 소질과 감각에만 의존하는 사진가는 높은 수준의 작품세계에 도달하는데 한계가 있고, 사진 생활의 즐거움을 지속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구도에 이르는 과정은 섬세하고 세심한 주의력이 요구된다. 구도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카메라 프레임 안에 넣거나 빼내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러한 ‘넣고’, ‘빼는’ 행위는 촬영자에게 늘 고민을 안겨준다. 의도된 연출을 하지 않는 한, 눈앞의 시각적 요소들을 인위적으로 없애거나 만들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프레임 안에 포함시킬 것인지, 아니면 제외시킬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좋은 구도를 위해서는 순간 포착을 위한 신속한 판단 능력도 필요하다.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는 이미 프레임 안의 시각적 요소에 대한 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구도는 사진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사진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전달하려는 정보를, 그에 적합한 구도로 표현하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인 원래 장면과 카메라 프레임 안에 구성된 장면은 전혀 다른 모습과 의미로 표현될 수 있다. 또한 사진은 태생적으로 소통의 도구(media)가 될 운명을 타고났다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통을 위해서는 보는 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이미지 전달 문법이 필요하다. 그러한 문법을 익히는 것이 바로 ‘좋은 구도 만들기’를 연습하는 과정이다.
그럼 과연 좋은 구도를 위해서는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할까? 사진을 막 시작하는 사람이나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몇 가지 훈련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시각적 이미지를 조화롭고 균형 있게 배치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수직과 수평으로 시각적 요소를 배치하고 촬영하는 연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수평과 수직을 모두 맞추기 힘들 때는 수직을 우선시한다. 수직과 수평 맞추기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먼저 습득해야 할 기법이다.
둘째, 여백의 활용을 항상 생각하도록 하라. 대개 좋은 사진은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포함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뺄 게 없는 단순한 이미지인 경우가 많다. 욕심은 금물이다. 과감하게 빼고 제거해야 한다. 보여주고 싶은 주제와 이미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나머지 요소들은 굳이 포함시키지 않아도 되는 보조 장치일 뿐이란 걸 명심하자. 셋째, 이번에는 여백을 채우는, 즉 프레임 구석구석을 활용해 보도록 하자. 전봇대, 전선, 간판, 지나가는 사람 등과 같은 일상적 이미지들을 구석구석에 적절히 배치해 이야기가 풍부한 사진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것은 복잡한 상황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틈나는 대로 좋은 구도의 사진을 직접 보고 익히는 것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터넷을 통해 대가들의 사진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너무나 유명한 프랑스 사진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작품을 예로 들어보자. 브레송은 순간포착에 능한, “결정적 순간”이라는 말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대부분 세밀한 관찰과 계산을 통해 완벽한 구도로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발레리나 그림으로 유명한 에드가 드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손과 발의 동작, 시선의 처리, 여백의 활용 등 사진 프레임으로 그대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매주 열리는 사진전시회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굳이 유명한 작가의 전시회가 아니어도 좋다. 모든 전시회의 사진이 좋을 리 없다. 하지만 미흡한 작품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좋은 구도를 배울 수 있다.
이밖에도 좋은 구도를 위한 훈련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이미 검증된 3분할 법칙 같은 기본적인 프레임 활용방식을 먼저 익히는 게 중요하다. 그러고 난 뒤에 자기만의 파격적인 구도를 시도해도 늦지 않다. 모든 창작행위가 그렇듯 사진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모방을 거쳐 발전할 수 있다. 사진에도 왕도나 지름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