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지수 어머니는 늘 “나는 못해.”라고 말하는 지수를 보며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엄마가 보기에 별일이 아닌 것 같은데, 지수는 항상 자신 없어 하고, 못하겠다고 하며 엄마 뒤로 숨어버리거든요.
지수를 어르고 달래봐도 못하겠다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며 화가 나기도 하지만, 아이가 자기 밥그릇 하나 잘 못 챙길까 걱정이 많아집니다.
부모라면 내 아이가 주도적이고, 도전정신이 있는 아이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자신감이 있어서 세상의 어려운 일들을 만나도 잘 해결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죠. 이런 마음과 반대로 아이가 소극적이고 못한다고 하며 뒤로 숨는 모습을 보면 걱정과 불안의 마음이 동시에 듭니다.
자신감이 낮은 아이는 마음은 어떨까요?
아이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형제나 친구와 비교의 말을 많이 들었던 아이는 나는 늘 부족한 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친구나 내 형제들은 잘 하는데 나는 못한다는 마음이 생기며 시도하기에 두려운 마음이 생깁니다.
작은 실수조차 용납이 안되는 완벽함을 요구하는 환경에 있다면 아이는 실수했을 때, 실패했을 때의 상황을 미리 생각해 보며 두려움에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네가 그걸 어떻게 하겠니?”, “너는 할 수 없는 거야.” 등의 부정적 언어를 많이 듣고 자랐다면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 동기조차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택의 기회가 적은 아이들은 아주 작은 것도 선택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사소한 것에서도 선택이 어렵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잘 하는지 알아가는 것도 어렵죠.
일상에서 작은 부분들(입을 옷, 하고 싶은 놀이, 읽고 싶은 책등)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세요.
작은 선택들이 모여 나중에는 인생에서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스스로 선택할 힘이 생깁니다.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 중에서 「틀려도 괜찮아」라는 책이 있습니다.
정답을 요구하는 학교, 사회의 문화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틀리면 안 된다고, 하나의 실수도 용납이 안된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부모인 우리의 모습을 보더라도 어렸을 때 수많은 실수를 통해 배워왔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처음이고, 매 순간이 낯섭니다. 그렇지만 육아에서 완벽함만을 강조한다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요? 이런 실수도 해보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면서 배우고 익숙해지는 것이지요.
아이들에게도 “틀려도 괜찮아,”, “실수해도 괜찮아.”, “다시 하면 돼.”라고 이야기를 해주세요.
부모가 먼저 이런 마음으로 행동하고 말한다면 아이들의 불안감도 낮출 수 있습니다.
몸이라는 것은 참 신기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마음도 함께 가라앉지만, 조금만 움직이면 에너지가 생깁니다.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지요.
신체를 조절하며 내가 움직이고 싶은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공놀이, 달리기, 조금 컸다면 줄넘기 등의 나이에 맞는 신체 운동을 아이와 함께해 주세요.
신체 운동을 통해 아이는 자신감이 생기고, 이렇게 생긴 자신감은 다른 활동을 하는 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저의 경험을 이야기 해볼게요.
놀이치료실에서는 모든 것이 아이의 선택입니다.
놀이를 하는 것도, 놀이를 하지 않고 쉬는 것도 모두 아이의 선택이지요.
실수도 허용되고,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늘 있습니다.
한 번은 처음 만났을 때, 뭐든 자기는 못한다고 했던 아이가 있었어요. 오늘은 무슨 놀이를 할까 물어봐도 놀이를 선뜻 선택하지 못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스스로 선택해서 놀이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상담의 횟수가 지나면서 거의 끝날 즈음, 치료사인 제가 잘 하지 못하는 놀이를 하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이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못 해도 괜찮아요, 다시 하면 되죠."
아이는 이 말을 저에게 하면서 스스로에게도 해주고 있었던 것이지요.
자신감이 낮은 아이에게는 강요하고, 타박을 하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을 하도록 기다려주고, 괜찮다고, 다시 할 수 있다고 불안감은 낮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