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림>_2022/<힘내세요, 병헌씨>_2012
사견에 의하면 이병헌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웃긴 영화감독이다.
그의 작품은 과감하지만 경박하지 않고 사치스럽지 않지만 충만하다. 그가 관객을 웃기는 재능이란 가히 ‘명장’ 칭호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이병헌 감독의 장편 데뷔작 <힘내세요, 병헌씨>는 그러한 방면에서 최초로 기록되고 최고로 기억하는 영화다. 무명시절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언뜻 B급이라 분류하기에도 불충분해 보이지만, 이병헌 특유의 주옥같으면서도 어처구니없어 재미있는 대사와 컷, 극가성비를 자랑하는 코미디의 재미란 가히 특 A급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모험적인 청춘과 현실을 세련되게 대변한 연출은 최고로 기억한다. <힘내세요, 병헌씨>는 그렇게 ‘이병헌 스타일’의 굳건한 어원과도 같은 영화로 기록되었다.
반면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림>은 ‘이병헌 스타일’과 끊임없이 충돌한다. ‘감동 실화’와 ‘이병헌 스타일’. 그 둘 사이에는 거대한 38선이 놓여있는 것 같달까. 그 선을 지키고자 장난기가 똘똘 뭉쳐 신파를 거부하던 전개는 클리셰로 변모하고, ‘이병헌 스타일’은 의무적으로 작동해 웃겨야 될 시간이니 웃긴다거나 감동할 시간이 되었으니 감동하라는 강박과 억지로 와닿는다. 익숙함은 진부해졌고 새로움은 생경하다.
‘실화의 힘은 대단하다’라는 격언에 빠졌던 걸까. 바뀌어야 산다는 강박이 있었던 걸까. 투자사의 입김이 쎘던 걸까. 그걸 알 수는 없다만 좌우지간 <드림>은 실패했다. 결정적으로 <드림>이 난감해지는 지점은 너무 많은 자본과 인력이 소모되었다는 점. 그리고 그 사실을 관객 모두가 눈치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림>이 그의 마지막으로 기록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히 그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웃긴 영화감독이라는 축척된 사견과 인간은 실패에서 배운다는 믿음 때문이다. 다음 영화 서 다시 우리를 미치도록 웃겨주길 바라며.
힘내세요, 병헌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