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bit about me
예전에 심리 상담이라 하면 심각한 정신병이 있어서 또는 정신이 온전치 (?) 않아서 받는 그러한 치료라고 흔히 생각했을 수 있다. 항상 어느 정도 stigma 가 따라붙었던 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급격히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심리 상담이라는 것이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많은 사람들 삶의 한 부분이 되어가면서 예전에 흔히 붙었던 stigma는 많이 줄어든 듯하다. 사실 나도 그러한 인식의 피해자이지 않을까 싶다. 치대생 때부터 벅차고 버티기 힘들 때마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 심리 상담사가 학교 캠퍼스에 있긴 했지만 쉴 틈 없이 바쁜 학교 생활에 끼워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학교 밖에서 찾으려니 엄두가 안 났다. 나 혼자 힘으로 이겨내야 할 거 같았고 심리 상담을 하는 순간 약한 사람, 정신 이상이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나 자신도 떨칠 수 없었고 남들 시선도 두려웠다.
그렇게 미루고 미뤘던 숙제는 무사히 치대를 졸업하고 나름 일에 잘 적응해나가면서 점점 잊혀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불안감, 외로움 그리고 사람과의 만남과 헤어짐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겪으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다. 내가 꽁꽁 묶어놨던 감정들, 생각들, 내 자존감, 그로 인한 내 행동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나, 다 알아내고 이해하고 더 나은 모습인 나로 발전하고 싶었다. 그렇게 상담을 시작했고 첫회, 두 번째, 세 번째, 매주 매번 할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고 깨달았다, 빙산의 일각일 뿐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이러한 무거운 감정들을 어떻게 이렇게 오래 안고 살았을까. 갈 길이 멀다는 생각에 살짝 좌절감도 들었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나마 시작할 용기를 가지고 실천을 했다는 것에 칭찬하자.
사실 의사로서 리더와 같은 강하고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할 거 같은 의무감이 있었고, 상담을 받는 의사 란 이미 무너졌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서 나 스스로 부끄러웠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더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의사가 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내 마음이 건강해야 내 주위 사람들도 좋은 기운을 받을 것 아닌가. 마침 같이 일하는 치과 조무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
“선생님도 사람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