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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주인 May 10. 2024

다음에 노출됐나 봐요, 부끄럽게...

아침부터 브런치 알림, 알림, 알림...

어, 무슨 일이지? 적막하던 내 브런치가 갑자기 왜...


운전 중이라 안절부절 확인 못하고 출근하자마자 통계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조회수가 1000이 넘어있었다. 유입경로는 'm.daum.net'.


얼마 전 브런치에서 '제 글이 다음 메인에 떴어요!'라는 글을 봤던 기억이 '빡' 떠올랐다. 혹시 내 글이...? 촉이 왔다. 마음이 콩닥콩닥. 네이버에서 '다음'을 검색해 페이지를 열었다. (다음 미안, 안 쓴 지가 오래돼서) 


'금요일의 관점 : 가족유감' 특집이 제일 먼저 보였다. 빠르게 스크롤을 내렸다. '어, 내 글은 안 보이는데?' 몇 번이고 새로고침까지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새벽에 올라갔다 빠진 걸까? 우쒸, 캡처 해놨어야 하는데...' 기대가 살짝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문득.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볼만한 글일까?'

'글을 1000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1000명이나 봤는데 라이크가 별로 없구나'

'글이 별로여서 다음에 노출됐다 빠진 걸까?"

이런저런 걱정인형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걱정인형이 지나간 다음에는 '부끄러움'이 따라왔다.


난 글 쓰는 게 어렵다. 억지로 쥐어짜다 보니 투박하고 거칠다. 무미건조하다. 브런치에는 아싹아싹 식감에 고소한 참기름향이 솔솔, 입맛 돌게 하는 비빔밥 같은 글들이 넘쳐난다.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머리로는 자극받지만 마음은 우울했다.


'글쓰기 비법' 책을 여러 권 사서 보고 있지만 비법이 안 보인다. 묘사가 글을 맛깔나게 한다고 해서 글에 '조미료'를 좀 쳤더니 오글거리는 글이 나왔다. 바로 delete!

맛집의 비법을 물으면 '비법은 무슨, 손맛이지' 이야기하는 것처럼 글쓰기도 비법은 없는 듯하다.


최근 댓글에서 '작가님'이라고 불러주신 분이 계신다. 너무 감사하다. 내게 '작가'는 셀렘이다. 

지금은 내 글을 많은 분들이 보면 부끄럽다. 하지만 좋은 글을 읽고 쓰다 보면 언제 가는 내 글에도 '글맛'이 돌지 않을까? 


이렇게 '부끄러운 글'인줄도 모르고
다음메인에서 넘어오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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