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브런치 알림, 알림, 알림...
어, 무슨 일이지? 적막하던 내 브런치가 갑자기 왜...
운전 중이라 안절부절 확인 못하고 출근하자마자 통계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조회수가 1000이 넘어있었다. 유입경로는 'm.daum.net'.
얼마 전 브런치에서 '제 글이 다음 메인에 떴어요!'라는 글을 봤던 기억이 '빡' 떠올랐다. 혹시 내 글이...? 촉이 왔다. 마음이 콩닥콩닥. 네이버에서 '다음'을 검색해 페이지를 열었다. (다음 미안, 안 쓴 지가 오래돼서)
'금요일의 관점 : 가족유감' 특집이 제일 먼저 보였다. 빠르게 스크롤을 내렸다. '어, 내 글은 안 보이는데?' 몇 번이고 새로고침까지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새벽에 올라갔다 빠진 걸까? 우쒸, 캡처 해놨어야 하는데...' 기대가 살짝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문득.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볼만한 글일까?'
'글을 본 1000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1000명이나 봤는데 라이크가 별로 없구나'
'글이 별로여서 다음에 노출됐다 빠진 걸까?"
이런저런 걱정인형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걱정인형이 지나간 다음에는 '부끄러움'이 따라왔다.
난 글 쓰는 게 어렵다. 억지로 쥐어짜다 보니 투박하고 거칠다. 무미건조하다. 브런치에는 아싹아싹 식감에 고소한 참기름향이 솔솔, 입맛 돌게 하는 비빔밥 같은 글들이 넘쳐난다.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머리로는 자극받지만 마음은 우울했다.
'글쓰기 비법' 책을 여러 권 사서 보고 있지만 비법이 안 보인다. 묘사가 글을 맛깔나게 한다고 해서 글에 '조미료'를 좀 쳤더니 오글거리는 글이 나왔다. 바로 delete!
맛집의 비법을 물으면 '비법은 무슨, 손맛이지' 이야기하는 것처럼 글쓰기도 비법은 없는 듯하다.
최근 댓글에서 '작가님'이라고 불러주신 분이 계신다. 너무 감사하다. 내게 '작가'는 셀렘이다.
지금은 내 글을 많은 분들이 보면 부끄럽다. 하지만 좋은 글을 읽고 쓰다 보면 언제 가는 내 글에도 '글맛'이 돌지 않을까?
이렇게 '부끄러운 글'인줄도 모르고
다음메인에서 넘어오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