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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잡러 정태 May 14. 2023

일기를 쓰는 이유

불면증을 겪던 과거


5년전쯤이었을까 그때의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때로는 많생각들이 당시의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 부정적인 생각만 끝없이 이어질 때가 특히나 괴로웠는데 이럴 때면 나는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뇌를 쉬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뇌를 지치게 만들었다. 방법은 잠을 자지 않는 것이다. 한 이틀?정도 잠을 자지 않으면 다음날 쓰러져서 잠들게 된다. 드디어 나의 생각이 멈춘다. 잠을 자는 이때가 나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때문에 나는 일부러 목요일부터 밤을 지새웠다. 주말을 하루종일 꿈속에서 보내기 위해서였다. 나는 잠들기어려워 했지만 신기하게도 한번 잠들면 오랫동안 깨지 않고 자는것을 정말 잘했었는데 15시간이고 20시간이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잘 수 있었다. 


나는 정말 많은 꿈을 꿨다. 현생에서는 쓸데 없는 걱정이 많았었는데 이상하게도 꿈속에서는 현실과는 반대로 행복한 꿈을 종종 꾸고는 했다. 불면증이 있을 때면 나는 항상 이런 식으로 잠을 한번에 몰아서 자는 방식으로 생활패턴을 맞추었고 불면증이 나아질 때 까지 런 생활을 몇 달씩이나 지속하고는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의 인생에 현타가 오는 순간이 찾아왔다. 어김없이 주말 내내 잠을 몰아서 자다가 맞이한 월요일. 한 주를 시작할 때였다. 현관문을 열고 바깥의 차가운 공기를 마시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벌써 겨울이 왔다고? 엊그제 새해 아니었나?


싸늘한 공기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의 인생만 멈춰있는 느낌이었다. 무기력한 나의 모습과 발전이 없는 삶. 희망이 없었다. 그때 나는 이렇게 살아서는 큰일나겠다는 무서운 상상을 했다. 그때부터 나는 8시간짜리 알람을 설정해두며 이틀치 잠을 몰아자는것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갖은 망상과 걱정,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부정적인 잡생각들을 반박하며 어딘가에 정리를 해야 했는데 어쩌다보니 생각을 정리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일기를 쓰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 쓰는 일기장


나는 생각을 정리할 일이 생기면 일기를 썼다. 20대 초반부터 특별한 사건이 생길 때마다 일기를 써오고 있는데 일기를 오래 쓰다 보면 그 자체로 나의 역사책이 되며 훗날 내가 쓴 일기를 다시 읽어봤을 때 내가 당시에 겪었던 경험을 다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일기는 나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일기를 쓰면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가 문득 우울한 감정이 들었을 때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단순히 위로를 받으면 좀 나아질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렇지는 않다. 극강의 T성향을 가진 나는 진심 어린 위로를 받는다고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자체가 변하지 않으면 우울함에서 벗어나는 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남들에게 나의 고민을 잘 털어놓지 않는다.


나는 고민상담 대신에 지금까지 살면서 정립한 나만의 우울감을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매우 단순한데 우울함을 느끼는 되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


핵심은 원인을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야 정확한 해결책이 나온다. 의외로 원인만 정확히 알면 해결책은 간단히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예컨대 취직이 고민이라면 공부를 해야 하고. 돈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돈을 더 벌 궁리를 하면 된다. 물론 해결방법들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방향을 정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되고 필사적인 노력을 통해 스트레스를 이겨냈을 때 나 자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우울한 원인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어떤 것이 문제인지 심도 깊은 생각을 해야 한다. 깊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보통 산책을 하거나 수영이나 달리기, 자전거와 같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서 내 생각을 정리한다. 최근에는 명상도 하기 시작했는데 이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생각이 끝났으면 나는 반드시 그날의 일기를 통해서 내 생각을 기록한다. 이렇게 기록을 해놓아야 훗날 같은 상황이 나타났을 때 그때는 경험을 온전히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나의 일기장은 대부분 패턴이 비슷하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우울함을 느꼈으며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타계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금 이 일기장이라는 매거진도 나의 일기장에서 발췌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렇게 심신이 힘들 때만 일기를 쓰다 보니 이 일기장이라는 매거진이 상당히 우울한 느낌이 든다는 것은 단점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앞으로는 즐거운 일이 생겼을 때도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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