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과정에 있어서 고통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그 성장통은 바로 '지루함'이 아닐까 싶다. 뭐든지 성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익숙함'이라는 단계를 넘어서야 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이제 나는 그 '익숙함'이라는 느낌을 알 것만 같다. 너무나도 당연한 느낌. 내 삶에 나타나는 모든 것들, 그리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애쓰는 느낌'이 아니라 '너무 당연한 것'으로 느껴질 때. 익숙함은 '능숙함'으로 변하게 되었고 비로소 나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러한 과정을 비교적 잘해왔다. 그 동력은 '성취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성장이 끝나고 성취감을 느끼지 못할 때면 매번 '지루함'과 마주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럴때면 '신선한'곳으로 또 한 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다시 익숙해지고 능숙할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왜 이런 길을 선택했을까? 왜 이렇게 애를 쓰면서 살아가는 것일까? 긍정적인 것은 나는 이 과정을 지금 매우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내 인생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것. 한 편의 멋진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통도 행복도 너무 당연하다는 것. 드디어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처음 나의 목표는 무조건 '돈'이었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미친듯한 노력을 다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지금의 나는 적어도 금전적으로는 여유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다. 많지 않은 나이에 비교적 많은 돈을 벌고 있으며, 자산도 꽤 많이 일궈냈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기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큰일이 터졌을 때 심장이 두근대고 손발을 벌벌 떨며 스트레스 받았던 내가, 지금은 '에헤이 이거 조졌구먼' 조용히 읊조리며 차분히 수습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사람으로 탈바꿈했다.과거를 생각해 보면 환경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확실히 삶의 질이 개선되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는 이것도 무덤덤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내 인생이 슬슬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지금이 '신선한' 곳으로 한 발을 내디뎌야 할 때라는 것을.
이제는 어디로 나아가볼까? 지금의 나는 두 가지 방향으로 발을 뻗어보고 있다. 하나는 멋진 몸을 만들고 싶어 운동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수영만 했었는데 여기에 헬스와 자전거를 추가했다. 기회가 되면 철인 3종경기도 준비해서 나가보고 싶다. 또 다른 하나는 직업적으로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업으로 삼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똑똑하지만 항상 겸손한 개발자가 되고 싶다. 지금까지 잘해왔듯 나는 앞으로도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뒤돌아 봤을 때 나는 나의 인생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럽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나의 과거가 무척이나 그립기 때문이다. 적어도 과거가 후회되지는 않는다. 물론 최고의 출발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것마저도 추억이 될 만큼 나는 단단해져 있음을 스스로 느낀다. 이것만 해도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아마 40대가 되면 지금의 내가 미친 듯이 그리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보려고 한다. 후회 없이 살아가고, 후회 없이 사랑하고 그러고 싶다. 그리고 내가 눈감는 그날에 행복의 눈물을 흘리며 잠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