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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태 Jul 23. 2023

나의 통장 쪼개기 방법 소개

"돈을 모으고 싶다면 통장부터 쪼개라"


많은 전문가들이 재테크의 첫 단계로 통장 쪼개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통장 쪼개기는 매월 입금되는 급여를 용도에 맞게 여러 개의 통장으로 나눠 관리하는 것을 말하는데, 전문가들이 말하기는 우리가 통장 쪼개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자신의 소비 습관을 관리하고 금융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만약 통장 쪼개기를 하지 않고 하나의 통장에 모든 자금을 집중하면 목적성 없는 지출로 인해 소비를 통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각각의 통장에 목적을 부여하고 자금을 분할함으로써 각 통장의 목적에 따라 돈을 사용하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실제로 활용해 보니 소비통제보다는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통장 쪼개기는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수익률도 쏠쏠하게 챙겨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자금을 분산하면서 삶을 안정적으로 사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통장 쪼개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한번 써보려고 한다.



기존의 내가 했던 방식



월급 통장(국민은행)


기존에는 생활비와 여유자금을 월급 통장에서 한꺼번에 관리했다. 나는 특이하게도 비상금을 거의 만들어두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비상금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모든 소비를 신용카드로 했었고 그마저도 25일 오전에 월급이 들어오고 25일 저녁에 신용카드 대금과 각종 공과금이 빠져나가도록 설정해 두었기 때문에 그 돈도 미리 준비하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랬다. 그 당시 나는 비상금 없이도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월급 통장의 잔고를 항상 50만 원 미만으로 유지했다. 왜냐하면 초저금리 시대의 입출금 통장에 있는 돈들은 스스로 일하지 않는 죽은 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월급 통장에서 50만 원을 초과하는 돈은 모두 투자 통장으로 송금했는데 저금리 시대에 내가 살 길은 오로지 투자뿐이며 이 방법만이 나를 부자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청약 저축(국민은행)


말이 필요 없다. 전 국민이 하나씩은 있다고 하는 필수통장 청약 저축이다. 당시 주식 이외의 다른 재테크 상품들은 좋아하지 않았는데 청약 저축은 장기간 가입해야 청약 가점이 높아지는 혜택이 있었고 그때도 집을 사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청약저축 계좌는 가지고 있었다. 나는 운 좋게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을 할 수 있어서 청년우대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매달 10만 원씩 납부했었다. 공공분양 청약자격 중 하나인 납입 인정금액이 매월 10만 원까지만 인정되었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납입액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투자 통장(키움증권)


월급 - 지출 = 나머지 금액은 26일 모두 투자 통장으로 옮겨졌다. 대부분의 자산이 모여있던 투자통장은 나의 희망이었고 동시에 절망이었다. 투자 금액이 크다 보니 하루에 월급 이상의 수익과 손실이 반복해서 찍히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였을까 언제부터인가 월급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주식공부에만 몰두했었다.


한때는 수익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많던 수익금은 제로를 향해 내리꽂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현타가 왔다. 주식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과연 내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당시 나의 투자금은 내 그릇을 한참 넘어서고 있었다. 그 증거가 바로 하루에 핸드폰을 수십 번 수백 번 수시로 쳐다본다는 것이었다. 투자를 했을 때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만 했어야 했는데 나는 일상생활이 거의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큰 손실을 입고 난 뒤 나는 근본적으로 내 자금 관리방식을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지금 하고 있는 방식



월급 통장(국민은행)


월급 통장은 내가 벌어들이고 있는 모든 수입의 입금처이며 내 자금의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25일 카드대금을 비롯한 통신비, 관리비 등 각종 공과금이 빠져나가며 26일에 월급 통장에 남은 자금을 각각의 통장들에 필요한 만큼 이체하고 있다.



생활비 통장(토스뱅크)


연 2% 이자를 주는 토스뱅크 계좌를 하나 개설해서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섞어 써야 연말정산에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요즘에는 체크카드를 일부 사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생활비 통장에서 필요한 금액이 전보다는 조금 더 많아졌다. 생활비 통장에는 매월 100만 원까지 충전해 놓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비상금 통장에서 부족한 만큼 이체하여 사용한다.



투자통장 (KB증권 - ISA)


이전처럼 25일 자동이체를 통해 급여가 빠져나가고 26일에 월급통장에서 남은 금액을 모두 투자통장으로 이체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자산을 많이 분산해 놓았기 때문에 25일에 빠져나가는 금액 늘어 투자할 수 있는 총금액은 이전보다 적어졌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에 따라 사용하던 계좌도 바꿨다. 투기통장이나 다름없었던 키움증권 계좌를 버리고 KB증권에 ISA계좌를 하나 터서 투자통장으로 운용하고 있다. ISA는 가입 시 3∼5년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200만까지 비과세 처리가 되기 때문에 배당주 투자하기에 좋다. 그래서 기존에 성장주 위주로 구성했던 나의 포트폴리오도 배당주 위주로 개편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에게는 배당주가 잘 맞는 것 같다. 계좌만 하루종일 쳐다보고 있던 내가 현생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비상금 통장1(카카오뱅크 - 세이프박스)


비상금 통장으로 연 2.2%의 이자를 주는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에 300만 원을 넣어두고 있다. 거의 꺼내쓸 일이 없기는 하지만 가끔 생활비 통장에서 금액이 부족할 때 이곳에서 인출해서 사용하고 다음 월급날에 인출했던 금액을 채워서 300만 원을 맞추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비상금 통장2(카카오뱅크 - 마이너스 통장)



비상금 통장2는 카카오뱅크 마이너스 대출 통장이다. 나는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거의 없는 사람인지라 비상금 통장을 만들기가 애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그냥 마이너스 통장을 비상금 통장처럼 활용하고는 했다.


하지만 기준 금리가 현시점으로 3.5까지 올라가며 대출 금리가 5.992%까지 치솟은 상태에서 마이너스 통장은 이제 활용하기가 어렵겠다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은 마이너스 통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 몰라 해지는 하지 않고 남겨두고는 있다. 한도가 5000만 원이나 되기 때문에 혹시나 내가 암이라도 걸리면 써먹을 일이 있지 않을까?



청약통장(국민은행)


언젠가는 사용하게 될 날이 있겠지 생각하며 여전히 불입하고 있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10만 원씩 하던 납입금액을 20만 원으로 증액했다는 점인데 이는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티끌 모아 태산" 청약저축을 보고 하는 말 같다. 2018년부터 5년간 이어온 나의 계좌가 어느새 1000만 원을 돌파했다. 서울에 내 집마련을 하는 그날까지 청약통장은 나와 함께할 것이다.



적금(국민은행)


과거에는 적금을 정말 싫어했었는데 생각을 고쳐먹고 자산 배분차원에서 적금을 하나 들고 있다. 투자에 100% 몰빵은 정신에 해롭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적금에는 매월 50만 원씩 불입하고 있고 3년 뒤 만기가 되면 전액 새마을금고에 예금형태로 넣어둘 생각이다. 왜 새마을금고냐고 물어보신다면 3000만 원까지 이자가 비과세 처리가 되어서 그렇다.



연금(KB증권 - 연금저축, IRP)


"집은 없어도 되는데 연금은 있어야 한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목돈은 내가 지켜야 할 자산이지만 연금은 나를 지켜주는 자산이라고 한다. 연금을 중시했던 우리 부모님이 지금 행복하게 사시는 것을 봐서 이 말은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30살을 시작으로 긴 호흡으로 연금을 운영해보려고 한다. 현재 연금저축에는 50만 원씩, IRP에는 25만 원씩 매달 불입 중인데 이렇게 했을 때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를 최대로 받을 수 있다. 현재 IRP의 안전자산 비중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미국의 S&P500와 SCHD ETF를 기계적으로 매수하고 있는데 정말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좌를 유지해 볼 생각이다.


연금의 장점은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직 금액이 크지 않아서일 수도 있겠고 어차피 55세 이후에나 사용할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수익률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 나의 목표는 55세까지 연금으로 최소 10억 이상 만들어보는 것이다. 지금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까지만 연금에 납입을 하고 있지만 10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제혜택을 초과하는 금액도 납부를 하거나 ISA 만기 금액을 연금으로 이전하는 방향도 추후에는 고려해보아야 할 것 같다.



노란우산공제


노란우산공제는 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폐업을 할 때 탈 수 있는 상품으로 사장님들의 퇴직연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개인사업자를 가진 사람들만 가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나는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의 소득공제 목적으로 가입을 했다. 노란우산공제에 소득공제 옵션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300만 원까지 소득공제가 되서 납입도 매월 25만 원씩하고 있다.


나는 보험을 하지 않는다. 대신 이 노란우산공제가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혹시나 내가 아프게 되었을 때 보험금 대신 이 노란우산공제에 쌓아둔 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하고 있다. 노란우산공제는 혹시나 내가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압류당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최후의 순간 나를 지켜줄 마지막 골키퍼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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