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음악으로 채워보기
일전에 이용했던 공간들 중에는 유명한 스피커 브랜드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지고 있는 곳이 있었다. 가죽 재질의 외관과 사각 상자 모양의 블루투스 스피커가 인상적이었는데, 맨 처음에는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라서 못 쓰다가 몇 번 더 방문하고 나서야 이용법을 알고 사용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이 있으니, 확실히 아무런 소리도 없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공간을 준비하면서 나도 그 스피커를 하나 사 볼까 생각했다. 똑같은 브랜드의 비슷한 물건으로. 그런데 생각보다 스피커는 아주 비쌌다. 좋고 유명한 브랜드의 물건이라 그런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이걸 꼭 사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다 두기는 좀 그랬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이벤트에 응모하고 증정품으로 받은 등 모양의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었는데, 이전에 이미 공간 작업을 하면서 틀어 보니 음악 소리가 지직거리는 등 스피커 출력이 좋지 않아 생기는 듯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맨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작업 하면서 매일같이 음악을 틀어서 그런지 초기보다 음질이 훨씬 좋지 않아져 있었다.
어디에선가 봤던, 사람들이 모이고 대화가 필요한 공간에서는 꼭 음악을 틀어 두면 좋다고, 음악이 흐르고 있을 때 사람들이 침묵을 깨는 부담감이 줄어들어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나에게 깊은 인상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그래서 공간을 음악 혹은 어떤 소리로 채울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는 꼭 있어야겠다 싶었다.
비록 그 유명 브랜드의 스피커는 아니더라도, 그 분위기를 줄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라면 좋겠다 싶어서 조금 더 알아보기로 했다. 사각 박스 모양의, 전면부에는 철제 느낌의 스피커 창이 있고 전반적인 마감은 가죽 느낌의 매트한 분위기를 주는 스피커. 다행히 비슷한 스피커들이 몇 가지 더 있었고, 나는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골라서 공간 구석에 두었다. 내가 의도한 공간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고,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 좋았다.
다만 종종 카페나 음식점에서, 내가 원래 사고 싶었던 유명 브랜드의 스피커를 보면 소리가 정말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아 결국엔 유명 스피커를 사야 하나 싶다가도, 베이킹 공간인 만큼 다른 더 중요한 것들에 돈을 쓰는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비록 내가 사려고 했던 것 만큼 비싼 스피커는 아니지만, 그래도 공간에 잘 어울리는 스피커는 여전히 공간에 음악을 채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