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없는 선물 사기
최근 동생과 일본을 갔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던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날 어떤 기념품을 살까 생각하는 것은 항상 재미있다. 몇 가지 앤틱 소품을 사려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사지 못한데다가, 바빠서 책도 못 사니 캐리어에 무게가 좀 남았다.
일단 마트에서 이런저런 요리에 이용할 수 있는 조미료와 간식을 골라 채웠다. 요즘 들어서는 레트로트 파우치에 담겨 있는, 식재료에 첨가만 해서 먹을 수 있는 조미료들에 관심이 생겨서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담아 보았다. 그 외에는 다른 사람들이 요청했던 젤리나 위장약 같은 간식들을 담아 본다. 그러고 나서도 공간이 조금 남아서, 이제 본격적으로 선물용 간식을 사 볼 차례이다.
여행에서 선물용 간식을 사 가면 도움이 된다. 일단 내가 먹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을 줄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먹을 수도 있다. 그냥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 사람들도, 먹는 간식은 참 좋은 선물이 된다. 그래서 나는 일본 여행 가서 돌아올 때 꼭 간식 선물을 사서 돌아온다.
사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일본 여행에서 사서 돌아와야 하는 다양한 간식 선물 추천을 볼 수 있다. 웨하스가 들어가 초콜릿으로 코팅된 과자가 낱개 포장된 제품이라던가, 카스테라 재질의 빵 안에 바나나 맛 크림이 들어 있는 것이라던가, 병아리 모양 만쥬라던가 하는 것들이다. 나는 조금 다른 것들을 좋아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것, 이다. 한국에서 일본의 간식 선물을 사기 위해 검색해 보면 생각보다 폭 넓은 제품이 집에서 클릭 몇 번 만으로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계절 한정 특별한 맛의 과자들 같은 것들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판해하고 있다. 비록 돈을 더 내야 하겠지만, 집에서 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것을 굳이 캐리어 안에 채워서 돌아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런 나에게 딱 맞는 것은 역에 있는 간식 판매점이나 백화점의 달콤한 간식 코너이다. 한국의 백화점 음식 매장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디저트 가게가 늘어선 그 모습처럼, 선물용 디저트를 판매하는 가게가 몰려 있는 그곳에서 나는 선물용 간식을 고르곤 한다. 이번에는 클래식한 틴케이스에 들어 있는 버터 과자와 일본 사람들이 묘하게 좋아하는 독일식 케이크인 바움쿠헨, 브라우니 같은 것들을 샀다.
하지만 뭔가 아쉬워서 계속 찾아 다녔다. 역 근처에서 지나가다가 우연히 아주 맛있어 보이는 초콜릿 간식 사진을 보았는데, 어디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열심히 찾아다니다가 실패했다. 그러다가 결국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할 때, 우연히 다시 발견해서 사 보았다. 알고 보니 초코 테린느를 판매하는 그 가게에서, 내가 초코 테린느를 제대로 먹어 본 적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제품 하나를 사 보았다.
굳이 상대적으로 비싼 백화점 디저트 코너나 역의 디저트 판매 가게들에서 사지 않고, 편의점에서 사도 좋다. 특히 나는 빵을 좋아해서 편의점 코너의 달달한 빵 들을 사 가곤 한다. 캐리어에 넣어도 크게 문제가 없고, 유통기한도 한 달 정도 되는 것을 사면 서늘한 곳에 뒀다가 먹거나 아니면 귀국해서 다른 사람들 선물 하기도 좋다.
역시 여행 중에 흥미로워 보이거나 사고 싶은 것을 보면 바로 그 자리에서 사거나 기억을 잘 해둬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구나 하면서, 집에 와서 사 온 간식들을 정리하며 나중에 무엇을 먹거나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까 생각해 본다.
이번에 사 온 것들도 만족하고, 나중에 또 재미있는 것을 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