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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환 May 17. 2024

이해 안 가는 남녀사회

윤따의 소신발언

  학교건 직장이건, 심지어 교회건 어느 집단에서나 먼저 이성에게 함부로 집적대는 건 열에 아홉은 남자들인데, 도대체 왜 또 그 아홉 번 중 여덟 번은 여자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 걸까?


  모든 남자가 그러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남자가 순수하게 호감이 있기에 진정 상대를 알고 싶어 하기보다는 '일단 찌르고 보자'식의 건전하지 못 한 심리로 함부로 시작했다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식적으로 남자가 질책을 받는 것이 도리겠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그렇게 이성적이지 않다. 웃기게도 여자 측이 더욱 피해를 보게 되고 남자는 오히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자동적으로 일상을 되찾고 다시 찔러볼 여자를 물색한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남자의 추잡한 대쉬를 받은 여자가 취한 행동은 정중히 거절한 것 말고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먼저 꼬리치고 다니는 여우 같은 년'이라는 억울한 오명을 쓰게 된다. 여기서 더 웃긴 포인트는 이러한 잘못된 프레임을 씌우고 소문내는 자들은 동성 여자들인 경우가 더 많고 그 정도도 과하다. 더더욱 웃긴 점은 이런 피해는 여자가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일수록 그 정도는 심해진다. 더 심한 경우엔 같은 집단에서 선배 여성이 피해자를 데리고 위로는 못할 망정, 이에 대해 군기를 잡으며 질책까지 하려 든다. 무슨 중고딩 일진 놀이도 아니고 말이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필자가 여자가 아니라 이해를 못 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일 필자가 여자였고 동성 친구 중에 위와 같은 일을 당했다면, 같은 여자로서 남자의 경솔한 행동에 대해 같이 비판도 하고 친구 위로도 해주고, 더 나아가 부조리함에 대항하여 같이 싸워 나아갔을 것이다. 그런데 그 피해 여성이 본인보다 외모가 잘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까지 포기해 가며 무지성으로 깎아내리는 태도는 남녀를 떠나서 같은 인간으로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쯤 되면 이런 부류의 여자들이나 이완용이나 뭐가 다를까 싶다.


  마지막으로 남자들은 건강하고 아름답고 신사답게 연애하기 싫으면 계속 그렇게 자기 객관화도 못한채로 추잡스럽게 이 여자 저 여자 다 들이대고 다니면 되고, 여자들은 숙녀로서는 물론이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도 포기하고 싶다면, 계속 그렇게 무지성으로 죄 없는 사람들 호박씨 까고 다니면서 누명 프레임 만들어 씌우고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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