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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_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옛날 노래

by 아무

https://youtu.be/5vTHEik_f8Y

내게 약속해줘 오늘 이밤 나를 지켜 줄수 있다고

함께 가는 거야

나를 믿어 내가 주는 느낌 그걸 믿는 거야

내겐 너무 아름다운 너의 밤을 지켜주겠어

우린 오늘 아무 일도 없겠지만

그대가 원한다면

언젠가 이세상의 모든 아침을 나와 함께 해줘

이미 알고 있어

흔들리는 너의 눈에 담긴 두려움

우린 오늘 아무 일도 없겠지만

그대가 원한다면

언젠가 이세상의 모든 아침을 나와 함께 해줘

다시 한번 자신 있게 말하지만

나를 믿고 있다면

언젠가 이 세상의 모든 아침을 나와 함께 해줘

나와 함께 해줘


여름이 되고 푸르고 시원한 파도를 생각할 때면 매번 떠오르는 노래가 하나 있다. 바로 가수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란 곡이다. 가령 긴 제목을 가진 노래들이 몇몇 있다. 대표적으로 밴드 '잔나비'의 노래가 그렇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이라든지, 아예 후렴구 가사인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인가요 짧지 않은 우리 함께 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란 곡도 있다.


일단 제목이 길면 곡에 관심이 간다. 오늘 밤이라는 제목보단, 우리의 밤은 당신의~ 란 제목에서 더 이끌림이 생긴다. 그렇다면 곡의 내용은 어떨까? 처음 도입부는 '이소라'의 목소리다. 파도소리와 어우러지는 이소라의 농후한 음색에, 청자들은 곡 속에 일순간 몰입된다. 이후 능글능글한 정태석의 목소리에 흠뻑 적셔진다. 완연한 여름날,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파도는 은근하게 쏴- 치는 해변의 장면이 연상된다.


하지만 가사에 집중하면 곡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화자는 연인으로 추측되는 상대를 향해, "당신의 밤은 지켜주겠어요. 하지만 그대가 원한다면 그대와 모든 아침을 함께하고 싶어요." 라며 상당히 외설적이게 마음을 표현한다.


외설과 예술은 한 끗 차이란 말이 있다. 이 표현은 적절히라는 기준점을 잡기엔 한계가 있다. 무릇 외설적인 건 상대를 향한 관음적 시선이 내포되어있으며, 이 시선의 상상 영역이 어디까지 닿는지가 중요하다. 요컨대 청자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시키고 잠재된 욕망을 촉진하는 그 영역까진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밤이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제목은 양가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밤이라 하면 세상의 소음은 잦아들고 나와 너의 목소리만 선명하게 들리는 시간이다. 너와 나만이 말하고 듣는 시간이, 세상 모두가 소란스럽게 떠드는 시간보다 아름답다는 측면으로 해석하면 꽤나 로맨틱 하지만, 단순히 밤일이라는 외설적인 해석을 한다면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으로 해석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곡이 19세 판정을 받지 않은 것과, 여러 방송에서 배경음으로 자주 등장하는 걸 봐선 그 상상력이 어느 정도의 절제력을 갖추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것들을 모두 차치하더라도 곡 자체의 구성과 멜로디가 좋으며 중독성 있다.


일전에 좋은 작품은 관객의 자리를 마련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꽤나 오래 된 이 곡이 지금도 회자되고 불려지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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