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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May 01. 2024

공항에서 일한다

인생, 낚시,  항공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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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쉬는 날이다.  밖에 날씨를 살펴보니 하늘은 옅게 구름이 보이고 바람도 살짝 부는 게 낚시를 가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그런데 준비해 놓은 생미끼가 없었다.


미끼가 없으면 어떠냐? 냉장고를 열어보니 생닭다리가 몇 개 보였다.  닭다리 한 개를 싸서 낚싯대와 접이식 의자를 챙겨 20분 떨어진 곳의 해변으로 갔다.


별이 촘촘히 보이고 바람 한점 없는 잔잔한 해변에 의자에 앉아서 닭다리살을 쪼개서 바늘에 꽤고 던져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는 이미 중동계로 보이는  젊은 청년이 긴 낚싯대를 던져놓고 있었다.


"하이! 브로 무슨 고기를 잡으려고?"


"무슨 고기든 잡히면 좋고 아니면 말고. 그럼 너는?"


"난 쥬우 피시를 잡으려고."


쥬우 피시는 한국으로 치면 커다란 대구나 농어 같아서 크기가  보통 1 미터가 훨씬 넘는 큰 고기다.

그 젊은이는 30 센티미터 크기의 살아있는 생선을 통 미끼로 두 개의 커다란 바늘에 꿰어 사용하고 있었다.  역시 큰 고기를 잡으려면 큰 미끼가 필요하다.


잠시 후에 젊은이의 낚싯대가 몇 번 흔들리고 '휘익' 휘어지며 릴이 풀려 나갔다.  그러나 중간에 고기는 빠져나가고 생 미끼의 몸통이 반이 사라져 올라왔다.


"브로! 어디서 근무해? "


"나! 여기 시드니 공항에서 근무해. 너는 뭐 하니?"


"공항에? 그래 그럼 월급을 잘 받겠네. 시급이 얼마나 돼?"


참 어이가 없고 무례한 질문이다.  초면에 월급을 묻다니. 아마도 공항에 근무하는 환경이 궁금했나 보다.


"네가 생각하는 잘 받는 시급은 얼마라고 생각하니? 그럼 너는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받아?"


"아아... 내 생각엔 00불 정도? 난 교통정리 일을 하는데 00 불 받아."


"넌 어려 보이는데 몇 살이니? 난 네가 생각하는 것보단 더 받아. "


"23 이야. 난 내 직업이 괜찮아. 이 정도면 월급도 괜찮고. 그런데 공항에 근무하려면 공부 많이 해야 돼?"


"꼭 그런 건 아닌데 네가 원하는 일을 하려면 좀 더 공부하는 게 좋지 않을까. "

가끔 호주에 사는 여러 나라 출신의 젊은이들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떻게 사는 게 과연 행복한 삶일까?


어떤 일을 하던  본인이 행복하면 그만일까 싶다.


헤어질 때까지 혹시 잔소리를 할까 봐  낚시 얘기만 하다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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