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의 짧은 휴식을 취한 후에 업무로 돌아왔다. 사무실 현황판에 배정된 항공기와 메카닉 이름을 확인하고 컴퓨터를 열었다. 간단히 회사 메일을 확인하고 배정된 항공사의 항공기 관련 이메일을 확인했다.
과거 30년간의 공항에서 업무는 세월이 흘러도 이렇게 변함없이 지나가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항공기의 도착과 출발을 일상적으로 처리해서 항공기를 날려 보낸다. 그러다 간간히 발생하는 결함이 생기면 내 안의 잠자고 있던 의식이 깨어난다. 몸에는 긴장감이 돌고 두뇌는 엔도르핀이 확 돌면서 그렇게 살아있는 의미를 부여한다. 항공사의 정비본부와 지점장은 어쩔 줄 몰라 하지만 내게는 의미 있는 날이 된다.
오늘도 편안하게 두 시간을 기다려 항공기를 맞이했다. 헤드셋 맨이 나를 찾는다.
"엔지니어! 엔진 컨트롤 메시지가 떴네요."
"걱정 마세요. 알아서 할게요."
조종석에 올라 ECAM을 열고 Fault Message를 확인했다.
Engine 2 Contol Fault, 그리고 ELEC SYS Redundancy Fault 메시지가 로그북에 정리되어 있었다. 이제 나의 전두엽, 후두엽의 두 되가 풀가동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우선 항공기가 정상 운항을 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처리해 나갔다. 먼저 항공사의 MOC에 통보를 하고 지점장에게 결함을 알렸다.
Fault cord를 확인하고 매뉴얼에서 가장 결함이 의심 되는 시스템에 접근하고 순서적으로 리셋을 진행하고 시스템 테스트를 진행해 나갔다. 좁은 전자장비실로 들어가기 전에 해당 서킷브레이커 위치를 확인하고 파워 리셋을 진행하고 OIT에서 시스템 테스트를 진행했다. 다행히 NO-GO 아이템의 메시지가 사라졌다.
나머지 ELEC SYS 결함은 몇 번의 시도에도 지우지 못하고 MEL 절차에 따라 로그북에 정리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윌리엄이 연료와 오일 보급을 마치고 마무리를 하고 항공기는 원래의 나라로 정시 간 출발했다.
항공기가 추발 한 후에 사무실로 돌아와 결함 관련하여 MOC에 상세한 리포트를 이메일로 보내고 핸들링 절차를 마쳤다. 그리고 다음의 이야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