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잘 모른다.
항공기 곳곳에 뚫린 수많은 작은 구멍들을.
그 구멍들은 단순한 통풍구가 아니다.
어떤 건 기내의 수분을 빼내고,
어떤 건 기체 내부의 압력을 감지하고,
또 어떤 건 사용된 액체를 바깥으로 내보낸다.
모두, 제 역할들이 있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사람도 있다.
항공엔지니어.
비행기를 타는 사람 대부분은,
항공엔지니어를 만날 일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항공기의 아랫배에 손을 대고,
구멍을 보고, 냄새를 맡고,
한 방울의 액체를 따라간다.
그날도 그랬다.
시니어 캡틴이 다급히 외쳤다.
“왼쪽 조종석 근처, 리벳이 빠졌어요. 구멍이 보여요!”
놀란 듯, 긴장한 얼굴.
나는 말했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기체 밖으로 나가 구멍을 바라보았다.
그건 조종석 유리 가장자리에 있는
작은 ‘드레인 홀’이었다.
빗물이 고였을 때,
기내 압력으로 바깥으로 밀어내기 위해 존재하는 구멍.
정상.
아무 이상 없음.
나는 장난스레 덧붙였다.
“큰일이네요, 오른쪽도 없어요. 그라운드 시켜야겠네요.”
캡틴의 얼굴이 붉어졌다.
잠시 후, 웃음이 섞인 고개 끄덕임.
항공엔지니어는 그런 사람이다.
크게 보이지 않지만,
작은 구멍 하나로도 항공기의 속을 읽어야 하는 사람.
물이 어떻게 떨어지는지,
냄새는 어떤지,
방울이 분당 몇 번 떨어지는지.
그 모든 게 우리에게 말해준다.
괜찮은지.
지금, 정말 괜찮은지.
내 손끝 아래로는 수천 편의 항공기가 지나간다.
모두 무사히 이륙하고,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조종간을 잡고 하늘을 날고,
누군가는 지상에서 그 비행을 만든다.
나는 구멍을 보는 게 아니다.
그 너머, 사람들의 안녕을 보고 있는 것이다.
비행 전에 항공기의 구멍들을 한번 찾아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