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엔지니어, 항공, 인생
며칠 전, 소셜미디어에 친구 신청이 들어왔다.
두바이에서 함께 근무했던 인도인 메카닉이었다. 긴 이름 때문에 처음엔 누군지 몰랐지만, 사진 속 얼굴을 보는 순간 반가움이 몰려왔다.
잠시 뒤, 페이스북 메신저로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미안한 마음에 번호를 알려주자 곧바로 전화벨이 울렸다.
“프라비아입니다. 미스터 진, 한참 연락처를 찾았습니다.”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번호가 바뀌었어. 미안해. 잘 지내지?”
그는 중동 항공사에서 15년을 일했지만, 호주에 온 뒤에는 비자 문제와 영주권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중동의 항공 엔지니어 자격증도 있지만, 이번에 항공사에 메카닉으로 취업비자 지원을 받고 취업이 되었지만 메카닉으로 오래 버텨야만 엔지니어 길이 열린다고 했다. 좀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차분히 말했다.
“지금은 안정된 자리를 지키는 게 먼저야. 영주권이 안정되면, 그때 더 나은 길을 선택해도 늦지 않아.”
그의 목소리가 한결 밝아졌다.
“미스터 진의 말대로 하겠습니다. 이제 마음이 좀 편해지네요.”
잠시 후에 또 다른 후배가 멜버른에서 엔지니어로 승진했다는 소식을 갖고 전화를 해왔다.
나는 마음 깊이 축하하며 말했다.
“와디아, 드디어 엔지니어가 되었구나. 정말 잘 됐다. 이제 같은 엔지니어야. 좋은 소식을 전해줘 고마워”
돌아보면, 나와 함께 중동에서 근무했던 네 명의 후배들이 지금은 호주에서 각자의 자리를 잡았다. 처음 중동에 근무할 때부터 옆에서 내 업무를 도왔던 후배들로 많은 인생의 이야기들을 나누었었다. 그리고 그들이 호주에 정착할 때부터 조언을 해주고 있었다.
이제는 가족과 함께 호주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태어난 나라도 문화도 서로 다르지만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중동에서 호주로 이주 한 후에도 우리는 서로의 소식을 전하며 웃고, 새로운 날들을 살아간다.
오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별들이 유난히 밝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