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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사막, 그곳에서 만난 청년들의 꿈

항공엔지니어, 사막, 항공

by 미스터 엔지니어

첫 항공사의 기본 교육이 시작되던 날, 나는 묘한 긴장감과 설렘 속에 강의실에 들어섰다. 이곳에서 만날 동료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삶의 이야기를 안고 왔을까? 점심시간이 되어 회사 식당에 둘러앉자 자연스럽게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몇 명은 아프리카, 인도대륙, 그리고 대부분 인도네시아에서 건너온 정비사들이었다.


30명이 넘는 젊은 정비사들. 그들은 하나같이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 웃음 너머로 고향을 두고 온 그리움이 어렴풋이 묻어났다. 대부분이 30대 초반에서 중반, 항공사에서 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이들이었고, 가족은 고향에 남겨둔 채 홀로 사막 도시 도하로 건너왔다. 몇 명이 함께 숙소를 구해 생활비를 아끼며, 낯선 도시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버티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자 우리는 조금씩 친해졌다. 자연스레 도하로 오게 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들의 대답은 단순했다. 본국보다 다섯 배에서 서른 배까지 높은 연봉. 하지만 이야기를 더 나누다 보니,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언젠가는 엔지니어로 진급해서, 가족을 이곳으로 데려오고 싶어요.”


누구 한 명의 말이 아니었다. 여러 명이 같은 꿈을 이야기했다. 그들의 눈빛 속에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한 갈망과,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함께 비쳐 있었다.

수업 중 강사는 농담처럼 말했다.


“이곳 항공사는 여러 나라의 마피아가 모여 사는 곳입니다. 이제 인도네시아 마피아가 힘을 쓰게 생겼네요.”


실제로 이 항공사에는 170개국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파키스탄, 짐바브웨, 인도, 예멘, 요르단…… 국적은 다양했지만, 모두 같은 이유로 이곳에 모였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였다.


사막의 여름은 혹독하다. 낮에는 44도를 훌쩍 넘기고, 밤에도 40도 가까이 내려가지 않는다. 숨이 막히는 듯한 열기, 피부를 파고드는 태양. 하지만 그 뜨거운 공기 속에서 정비사들은 묵묵히 교육을 받았다. 연봉과 복지를 설명받는 순간, 그들의 얼굴에는 설렘 어린 미소가 번졌다. 사막의 열기도, 타지의 외로움도 잠시 잊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무엇이 사람을 고향을 떠나 낯선 땅으로 이끄는가?”


단순히 더 많은 돈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강한 힘은 희망이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갈망, 가족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책임감, 그리고 아직 열려 있는 미래에 대한 믿음.

오늘도 사막의 태양은 뜨겁다. 그러나 나는 그 뜨거움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젊은 동료들을 본다. 그들의 꿈은 아직 작고 멀어 보이지만, 반드시 자라날 것임을 알기에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한다.

이 열기 속에서 시작된 꿈이, 언젠가는 바람을 타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날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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