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아 Aug 13. 2021

요양원에 들어가는 데에도 자격이 필요하다.

장기요양등급 안내


 요양원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을까?


 물론, 아무나 들어갈 수 있다. 돈이 많다면.


 요양원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하루 세끼 식사, 목욕, 배변 도움, 건강이 이상이 있는지 관찰 등 그야말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야 한다. 당연히 돈이 많이 든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한 달에 약 150만 원에서 200만 원가량을 내야지 요양원에 입소할 수 있었다. 상당히 부담되는 비용이다. 매월 이 정도의 고정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2021년 현재에도 비싼데 약 10~20년 전 가격이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요양원에 부모님을 버린다고? 무슨 소리인가?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는데? 요양원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돈이 있어야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실 수 있다.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실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중산층 이상만 가능했다.


 2008년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이 비용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추었다. 요양원 기준으로 한 달 약 70만 원 전후 비용이면 어르신을 요양원에 입소시킬 수 있다. 여전히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한 사람 식비와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 모두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비싸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다.)


 그럼 병원처럼 장기요양보험에 가입한 모두가 이 요양원을 이러한 혜택을 받으며 이용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아니다. 그렇게 했다가는 장기요양보험 재정이 거덜 날 확률이 매우 높다.


 왜냐고? 요양원에 대해 어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든 다 지우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당신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시설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제공되는 그것이 최고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필요한 수준에서는 제공된다. 생각보다 괜찮은 조건이 아닌가? 그럼 노인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입소할 수 있고 제도를 악용할 소지가 많다.


 그래서 장기요양등급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이 등급을 받은 사람만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등급은 1등급~5등급, 인지지원등급까지 총 6개의 등급이 있다.(2021년 기준) 1등급이 가장 건강상태가 안 좋은 등급이고 4, 5등급으로 갈수록 신체기능이 좋은 편이다. 5등급은 초기에는 치매특별등급이라고 불렸는데 신체기능은 문제가 없고 치매만 있는 경우 5등급 판정을 받았다. 인지지원등급은 초기 치매, 경도인지장애인 경우에 받는 등급이다.


 이런 식으로 등급체계가 이루어져 있기는 한데 등급의 개념은 사실 '혼자서 생활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혼자서 생활 수 있다면, 기본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대상자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 장기요양등급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이러한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된다. 만일 혼자 일상생활을 하시면서 문제없이 생활하실 수 있다면 등급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다른 기준은 65세 이상이거나 65세 미만일 경우 노인성 질환을 가진 자라고 되어 있기는 하다.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팩스, 방문 등의 방법이 있다. 자세한 건 그냥 건강보험공단에 전화해서 물어봐도 된다. 그렇게 신청을 하고 나면 실제로 어르신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직원이 방문하여 어르신의 신체, 인지 기능상태를 확인한다. 그리고 의사소견서 역시 제출해야 한다.


 1~5등급 외에도 입소시설인 요양원에 갈 수 있는 경우와 요양원은 이용하지 못하고 재가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는 경우로 구분되어 있다. 만일 요양원에 입소를 고민하고 있다면, 확실히 결정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등급판정을 위해 담당자가 왔을 때 그 내용을 이야기해서 상담을 받기를 권한다.


 요즘의 요양원은 과거의 요양원과는 많이 다르다. 여러 가지 체계가 있고 관련한 절차들이 조금은 복잡하게 있다. 내가 요양원에 가고 싶다고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알아보아야 한다. 원래 제도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는가?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 등급 역시 이러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