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길의 산책 -
양양일보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하다가 혼자 지친 나를 위한 짤막한 대화록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어느 봄 날 오후. 아빠(36세)와 C씨(36개월)가 동네를 걷고 있다.
C씨는 오빠 A, B씨와 놀다가 쉬야 타이밍을 놓쳐 아빠 옷을 물들인 후 옷을 갈아입고 다시 밖으로 나선 직후였다.
C씨는 공룡 모양을 한 노란색 얇은 패딩 주머니에 양 손을 찔러 넣고 걸어간다.
아빠는 C씨의 킥보드를 한 쪽 어깨에 짊어지고 걷는다.
C : 아빠랑 다니면 너무 힘들어.
아빠 : ...?
C : 아빠는 내 말도 하나도 안 듣고. (체념한 듯)에휴…
아빠 : ........
나는 하라는 거 다 했는데...
봄인데 싸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