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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양러너 Dec 19. 2023

양양일보 10

- 의식의 흐름 편 -

오늘 아침은 뭘 해 먹을까...고민하며 일어난 참에 들리는 반가운 소리.

"오늘은 시리얼 먹고 빨리 가야겠다!"

오..한 끼 걱정을 덜어줘서 고맙네 아들!

시리얼에 사과, 파프리카를 뚝딱뚝딱 챙겨 먹고 첫째와 둘째는 학교로 출동.

막내는 좀 더 놀다가 어린이집 출동.

휴..어제 아내와 피키 블라인더스를 보다가 새벽 세 시쯤 잤더니 피곤해서 낮잠을 좀 잤다. 눈 뜨니 한 시..


너무 많이 잤네.



뭔가 해괴한 꿈을 꾼 것 같은데 금세 기억이 안 난다. 사실 언젠가부터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제가 어젠지 그젠지..오늘이었는지 모르겠다. 1년이 365일이 아니라 그냥 끝없는 하루 같다.

어쨌든...부스스 일어나서 도서관과 마트에 갈 채비를 한다. 어제 어느 잡지에서 본 책을 하나 빌리고, 속초에서 늦은 점심으로 쌀국수를 먹고, 이마트에 갔다.

저녁거리로 청국장을 사고 바나나, 계란, 생크림도 샀다. 얼마 전에 첫째가 크림 파스타를 해 달라고 했는데 집에 생크림이 없어서 마침 베이킹하고 남은 노른자와 우유, 베이컨만 가지고 파스타를 만들어 줬더니 다음엔 꼭 생크림이 들어간 파스타를 해 달라고 했으니까...


돌아오는 길에 커피를 한 잔 사고, Harleys In Hawaii를 엄청나게 크게 들으며 왔다. 요즘에 왜인지 케이티 페리와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를 계속 듣고 있군...

주차하고 들어오는데 놀이터에 둘째가 친구들과 놀고 있길래 과자를 한 봉지 던져주고 왔다. 장 본 물건 정리를 하고 아까 빌린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좀 읽었는데...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책이 문제인가 내가 문제인가.


우선 제쳐두고 막내를 데리러 간다.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데리고 나오는 사이에 내 차 앞뒤로 다른 차들이 주차를 해서 하는 수 없이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잠시 놀았다. 미끄럼틀에 쌓였던 눈이 꽁꽁 얼어 있길래 막내와 얼음을 파괴하며 얼음괴물 놀이를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막내를 씻기고, 저녁 준비를 한다.

놀이터에서 놀던 둘째가 돌아오고, 수영과 피아노를 마친 첫째도 돌아왔다.

우리 아이들은 뭐든 잘 먹어서 그래도 밥 준비하기가 수월하다. 청국장도 잘 먹으니까 말이다.

두부, 팽이버섯, 애호박, 양파, 대파. 육수로 대파 뿌리와 양파껍질을 좀 우려냈더니 뭔가 붉은 물이 생겼다. 


음..상관없겠지..


막내는 밥을 두 번이나 더 퍼다 먹었다.

첫째와 둘째도 대접에 푹푹팍팍 비벼서 금방 비웠다.


오늘은 성공한 하루야.




다들 잠 든 지금.

하루가 끝나는 순간 나만의 하루는 다시 시작된다. 맥주 한 잔과 함께.


단지 창 밖이 밝았다 어두웠다 할 뿐 하루는 끝날 기미가 없다.


이 노래를 들으며 다시 밝아오는 햇님을 맞이해야지.

Taylor Swift - You need to calm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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