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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양러너 Nov 11. 2021

양양일보 7

- 양양이 편 -

‘양양일보 폐간됐나요?’


‘양양연보로 바뀌었나요?’


이런저런 문의가 있었습니다만..(거짓말)


그냥 게을렀던 것이지요. 호호호.


게으르다는 것은...사실 할 수만 있다면 언제까지도 계속되는 것이므로..


아무것도 안한다


여름의 초입 즈음에 시작했다가 이제 겨울의 초입이 되었으니 슬슬...다시 시작되는 양양일보.


그동안 잘 지냈나요?




A씨, B씨, 그리고 C씨는 그간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새 양양의 터줏대감들이 되었습니다.


축구대회 메달을 받은 A씨, 잘생긴 B씨, 방역수칙 위반 C씨


A씨는 금메달도 땄는데…그에 비하여 나는 날씨가 추워짐을 핑계로 줍깅/플로깅/쓰담달리기도 내팽겨치고 있다니. 반성하지 아니할 수 없다.


어찌하여 아이들은 하루하루 놀고 먹고 자라기만 해도 훌륭한데 나는 하루하루 보낼수록 반성하게 되는가?!


세상에 이렇게 천부당만부당한 일은 없다.


불공평해!


하지만 아이들이 훌륭하도록 해주고 있는 것이 나이므로 나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정신승리다, 이것이야말로. 훌륭하고말고.


다른 정신승리와는 다르다. 이것은 진실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나는 왜 이러고 있나?'하는 자괴감에 빠지는 와중에 깨우치는 정신승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승리하는 것은 정신세계일 뿐, 현실은………….


이 즈음에서 그간의 내 게으름을 항변하자면, 식솔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이름하야


'양양이'


우리집에서 제일 팔자가 늘어지신 D씨(가명 : 양양이)

A~C씨에 이어 D씨가 찾아왔다. 생년월일은...아마...2021년 7월....쯤...?


유기견센터에 다른 친구를 보고 연락했는데 다 제 갈 길 가시고 이 분만 남아계시다 하여...


사진이 굉장히 다소곳해 보이셔서 우리집 천방지축 3남매를 잘 다독여줄 멈뭄님인가 하였다.


분명 이런 사진이었다. 뭔가 쭈구리..

그런데 2개월정도 함께 지내본 결과, 그냥...3남매가 4남매가 되었다는 느낌...


적응 완료

D씨는 나에게 오로지 똥오줌 시중만 들게 한다는 점에서 나의 자존감에 심히 큰 타격을 가한다.


특히...그러면 안되는 곳에서 빤히  쳐다보면서 그러면 안되는 일을  !!!!!  눈빛의 불안함을 보아 자기도 그러면 안되는  알고 있는  같다. 하지만 어쩌겠나. 혼나는   다음 일인걸


편-안-

이처럼 나에겐 주인님이 한 분 더 생긴 것이다.


게다가 이 분은 어린이집이고 유치원이고 뭐고 갈 생각이 없다.


오로지 집에서 해가 들면 햇볕을 쬐고, 푹신한 곳에서 뒹굴고, 온갖 것을 물어뜯고, 내 존엄성을 헤치려는 무수한 시도들을 한다.


....


그래도 죠아-♡




아이들은 엄빠들이 매순간 돌봐줘야 하다가도 어느 순간 그 돌봄을 매몰차다시피 뿌리치고 갈 길을 가버린다.(고 한다.)


나는 사실 지금은 차라리 빨리 좀 자기들 갈 길 갔으면 좋겠다.


그런데 또 정말로 그 날이 되면 좀 더 돌봐주고 싶겠지.


내 부모님이 그런 것처럼. 나도 여전히 우리 부모님이 나한테 요만큼도 간섭 안 했으면 싶기 때문에.


내 부모님이 하면 간섭, 내가 하면 돌봄.


자기합리화라는 것은 얼핏 부정적인 의미로 들리는데 사람은 그게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그러니까...그동안 양양일보가 쉬었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니까요?! 멈멈


잘생견네

다음에는 좀 더 정리된 내용으로 만나요 여러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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