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은 참 조심스럽다. 나의 취향을 누군가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다른 사람이 읽고 마음에 안 들어 하지는 않을지 여러 가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나도 여러 지인들에게 책을 종종 선물하고는 한다. 특히, 대학교 때 친한 동아리
형이 후배들에게 먹을 것이나 일회성의 물품들을 주는 것이 아닌 그 돈으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라고 한 뒤 책을 선물해 주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어서 그 이후로도 나도 자주 책을 선물하고는 했다.
나에게는 크게 두 가지의 부류로 책을 선물할 때 기준이 있다.
1) 나에게 이 책이 큰 의미와 생각할 만한 소재를 주었는가?
2) 이 책이 상대에게 도움이 될 책인가?
보통의 때는 나의 기준인 첫 번째를 보통 생각하고 선물하는 것 같다. 남의 독서 취향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니 말이다.
이번의 책은 '깨끗한 존경(이슬아 저)'으로 올해 초 용원초에서 함께 근무하며 정말 많이 배우고 멋진 선배 교사이자 동료 교사였던 한 선생님께서 선물해 주신 책이다. 그 선생님께서는 이슬아 작가의 팬이었다. 거의 대부분 이슬아 작가의 책을 읽으신 것으로 안다.
내가 올해 초 다른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느라 마지막 인사를 하며 서로 말을 나눌 때가 있었는데 그때 그 선생님께서 몇 권의 책을 선물해 주셨다. 그 선생님께서 읽는 책을 보면 '그런 분이라서 그런 부류의 책을 읽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책들을 읽다 보니까 지금의 그 선생님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 선생님이 선물해 주신 책이니 나도 군대에 와서야 드디어 완독을 했다.
이 책은 이슬아 작가가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으로 총 4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정혜윤, 김한민, 유진목, 김원영'이라는 사람들이 살아나가고 있는 스토리와 지금껏 살아온 이야기들은 매일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나에게 매우 흥미로웠다. (지금은 군대 안이라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말이다.)
위 네 명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특히나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더라도 굳건히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그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임이 분명했다.
한 분야에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꾸준하고 겸손히 그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위 네 명 중 '정혜윤'은 라디오 피디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이나 사회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 도움의 손을 건네는 과정들을 읽고 이 사람은 참 진심으로 일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김한민 작가가 인용했던 루시드폴의 말도 이 책에서 참 인상적이었고 지금의 나에게 참 필요한 말인 것 같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서 정작 하는 건 별로 없다.'
이 문장이 지금의 나를 혼내는 느낌이라 뜨끔했다.
인터뷰집은 거의 처음 읽어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술술 잘 읽혀서 좋았다. 이렇게 군대에서의 첫 글을 써내려봤다. 루시드폴의 저 문구를 잘 생각하며 앞으로도 자주 글을 써봐야겠다고 다짐하며 이만 줄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