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워킹맘
저자인 소노 아야코는 1931년 생으로 어린 시절은 전쟁으로, 유년 시절에는 부모의 불화로, 그리고 어릴 때부터 좋지 않은 시력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았지만,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라고 합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난 후 저자의 글을 읽자니 너무나도 시니컬하지만 그래서 왠지 닮고 싶은 구석이 있습니다.
책의 핵심은 <여기저기 안 아픈 데 없지만 죽는 건 아냐>라는 제목과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삶에서 여기저기 아프고 힘들지만 그렇다고 죽는 건 아닙니다. 아프고 힘든 나날보다 아무렇지도 않은 나날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 특별히 좌절할 일도, 자랑할 일도 없습니다. 몸이 아프더라도, 그래서 힘들더라도 그래봐야 죽기밖에 더 하겠어?라는 대범한 마음으로 자신의 몸을 받아들이고 느긋하게 삶을 즐기는 저자의 삶의 태도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매일 고등학생인 둘째의 아침을 챙기고, 지금은 백수 같은 대학생 첫째의 점심거리를 마련해 놓고, 퇴근해서 남편의 저녁을 차리는 일은 지난합니다. 가끔은 나도 회사를 다니는데! 나도 일을 하는데 왜 내가 이런 걸 다 해야 하나! 문득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하루하루를 함께 살아가며 그날그날 함께 밥을 같이 먹는 것, 이런 대단할 것 없는 단순한 생활이 안정된 삶을 중시하는 저에게는 굉장히 소중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살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려고 노력합니다). 만족스러운 일생이란 이렇게 충실한 하루하루가 쌓인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