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여사 Dec 02. 2024

MZ세대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을까 <요즘 애들>

책 읽는 워킹맘 

<커리어 그리고 가정>을 읽으면서 커리어를 이어가고자 하는 여성들의 역사와 그래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남녀 사이의 소득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자리의 유연성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클라우디아 골딘 교수님의 결론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현재는 여성뿐 아니라 젊은 세대 모두가 기존에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불평등 - 기성세대들과의 기울어진 사다리, 기회 부족 등- 을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생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이 책을 통해 요즘 젊은이들의 문제와 그 문제의 해결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밀레니얼 세대는 아니지만, 지금의 밀레니얼과 거의 비슷한 성장과정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되기까지 중산층 가정에서 약간 높은 교육열을 가진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지금의 아이들이 자랄 때 하는 거의 모든 부차적인 교육들 - 피아노, 미술, (남동생은 태권도), 웅변, 글쓰기, 수영, 아이템플, 구몬 그리고 기타 등등 -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우리 집은 육아에 있어 남녀차별은 거의 없었고, 저는 집안의 장남의 장녀라서 오히려 대우를 받은 편이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자라면서 저에게 여자도 결혼해서 직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여유로웠던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20대 초 IMF 시절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시고 어머니가 일을 하셔야 했으며, 저도 빨리 취업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MZ세대의 삶과 현실, 그리고 그들이 느끼고 있는 사회적 압박이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부여하는 기대와 압박,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의 개인적인 문제라고 치부되는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무엇인지, 특히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겪고 있는 번아웃이 사실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라는 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저희 세대도, 지금 세대도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가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배우며 자라납니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중산층으로 올라올 수 있는 사다리 - 사회적 시스템-을 알지도 못하는 사이 없애버렸고, 이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은 자신을 실패자로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사회 구조적 문제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경제적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기 계발을 하지 않으면 도태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그래서 그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이냐에 대한 답을 알 수는 없었지만, 내가 가진 불안감과 내가 아이들에게 느끼는 불안감을 조목조목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라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덮었더니 "욕 좀 그만 먹고 싶은 밀레니얼의 정당한 변명"이라는 뒤표지의 글이 이제야 눈에 들어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