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해서 치킨을 시켰어요. 바삭바삭한 치킨 맛 때문에 딸이 좋아하는 최애 음식 중에 하나지요. 먹다가 남은 음식은 나중에 에어프라이에 넣어 재탄생시켜 먹는데 맛이 처음과 같아요. 다만, 양념이 된 치킨은 시간 조정을 잘 못하면 약간 태울 때도 있지만요.
"'겉바속촉'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라는 말인데, 듣기만 해도 우리의 식욕을 돋우지요. 음식에 이 말이 사용되면 긍정적인 의미지만 사람에게 사용하면 어떨까요? '겉과 속이 다르다'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와 같다면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걸까요? 주로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은 이중적인 성향을 가졌기에 우리는 경계합니다. 그렇다면 나(당신)는 겉과 속이 다르지 않나요? 사람들은 살던 데로 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자신의 내면을 바꾸는 것을 약간 불편해합니다.
옛날에 저는 자신을 소개할 때 "저는 외유내강'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멘트를 날린 적이 있는데요.'
'외유내강(外柔內剛)'이란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하게 보이지만, 내면은 굳세고 단단하다는 의미입니다. 주변을 보면 보기에는 연약해 보였는데, 위기 상황이 와도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단단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지닌 사람을 말합니다.
이 말은 이렇게 바꿔 질문할 수 있어요.
"사람이 행동만 부드럽고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사람은 좋기는 한데 마음이 약해 소극적인 사람을 말합니다. 반대로 의지만 강하고 행동이 거칠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사람은 앞뒤 생각하지 않은 고집불통이 되어버려요.
사실 이 두 가지는 함께 가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 두 가지를 다 겸비한 사람은 드물어요.
언행을 유연하게 해서 사람들을 잘 설득한 뒤 강한 의지로 그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이왕 추진했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끈기와 품위를 잃지 않은 '중꺽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위축되는 것이 아닌 외유와 내강을 겸비한 사람으로 쭉 살아가고 싶어요.
우리는 일반적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바깥의 모습을 꾸미는 데는 능숙하다. 자신의 내면보다는 사람들과 만났을 때 보이는 외면을 가꾸기를 더 좋아한다. 특히 바깥에서는 잘 웃고 좋은 모습을 보이나 집에 와서는 쉽게 짜증을 내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교회에서 예배를 통해 은혜를 받고 집에 돌아왔는데 남편과 한바탕 싸운 적이 있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딸이 있는 앞에서 서로 언성이 높이며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최근에 씁쓸한 이야기를 들었다.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는 사람한테 전도를 하고 싶어 부활절 달걀을 잘 포장해서 선물을 했다고 한다.
"일요일이 부활절인데, 별일 없으면 우리 교회같이 갈래?"
그랬더니 그 직원이 놀래며 "나도 너한테 부활절 달걀 주려고 준비해 왔는데…. 교회 다니고 계셨군요!"
평상시같이 있으면서 서로 교회 다니는 사람인 줄 몰랐다는 말이다. 나중에 가만히 생각하니 약간 기분이 묘해지더란다. 내가 전혀 교회 다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민망했다고 한다.
요즘 직장 내에서 '이순신 크리스천'이 많다. "내가 교회 다니는 것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 내가 크리스천이라는 것을 알려서 도움이 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이 도대체 왜 그래?"라는 소리 듣는 것이 싫은 것이다.
세상에 교활한 사람이 살아남는 세상이 아닌 진실한 선량한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예전에 나는 나한테 착하다고 말하면 싫었다. 그 말이 '바보 같다'라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말이 점점 좋아진다. 착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 그런 사람들이 인정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