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조종할 수 없지만, 돛은 조종할 수 있다."
책 몇 권을 가방에 넣고 국립세종도서관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눈이 많이 내렸지만, 오전에 글쓰기 수업이 있어 망설이지 않고 빙판길을 조심스럽게 달렸다. 요즘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참 즐겁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살짝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사람들은 겉옷을 벗지 않은 채 책을 읽거나 공부하고 있었다. 나도 조용한 자리를 찾아 앉았다.
가방을 열어 책을 꺼냈다. 블로그 관련 자기 계발서도 있었지만, 오늘은 송숙희 작가의 『돈이 되는 글쓰기의 모든 것』을 펼쳤다. 한 번 읽은 책이지만 다시 읽고 싶었다.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른 시선으로, 다른 마음가짐으로.
나는 왜 꾸준히 글을 쓰지 못할까.
책을 읽다 문득, 내 글쓰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글을 써도 늘 부족한 기분이 든다. 성장 속도도 더디기만 하다. 노력하지 않아서일까? 사실, 노력의 문제도 크다.
"매일 글을 쓰겠다."
여러 번 다짐했지만, 며칠 못 가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바쁜 일상을 핑계 삼으며, 다른 일에 정신을 빼앗기고 만다. 블로그를 활성화하고 싶다는 마음은 크지만, 정작 꾸준히 글을 쓰지 않으니 이웃과의 소통도 자연히 줄어든다.
이 책에서는 핵심을 빠르게 전하는 글쓰기 방법으로 OREO 법칙을 소개했다.
Opinion(의견) → Reason(이유) → Example(예시) → Opinion(강조)
즉, 주장을 펼치고, 근거를 대고, 사례를 들어 설명한 후 다시 강조하는 방식이다.
내 글이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그래서 써놓고도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논리를 갖춘 글을 쓰려면 결국 이런 방법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이를 위해 좋은 글을 베껴 쓰고, 요약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했다. 저널을 쓰고, 에세이를 쓰며 글쓰기의 범위를 넓혀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블로그로 돈을 번다는 것
책을 덮고 이번에는 조은쌤 전인옥 님의 『블로그로 돈을 번다』를 펼쳤다.
처음에는 소소하게 시작했던 블로그가 이제는 강의도 하고, 책도 내고, 수익도 창출하는 플랫폼이 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남편의 차를 자신이 번 돈으로 사주었다는 대목에서는 조금 부러워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녀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그녀의 블로그를 살펴보니, 고객 중심의 기획된 콘텐츠가 많았다. 반면, 나는 주로 인문학적 글과 생활 에세이를 주로 쓰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게다가 독자들이 궁금해할 정보성 글이나 사진도 부족하다. 방문해 준 이웃들에게 감사 댓글조차 자주 남기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블로그가 잘되길 바랐으니, 어쩌면 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바람은 조종할 수 없지만, 돛은 조종할 수 있다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는 왜 글을 꾸준히 쓰지 못했을까?
왜 블로그가 활성화되지 않았을까?
만약 변하지 않는다면, 이 책들은 잠시 스쳐 가는 바람일 뿐이다.
"바람은 내가 조종할 수 없지만, 돛은 조종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바람이 불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던 건 아닐까.
오늘부터 무조건 한 장씩 쓴다.
그리고 좋은 글을 베껴 쓰고, 읽고, 정리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진다.
작은 변화가 결국 큰 차이를 만든다고 믿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