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면접 날이다. 다문화강사가 되기 위한 중요한 관문. 면접 장소는 세종시교육청교육원, 조치원에 있어 평소보다 서둘러 길을 나섰다. 차 안에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해본다. 그래도 떨린다.
연습을 반복할수록 긴장은 풀리기는커녕 점점 더 말이 어색하게 엉켜버린다. 아무래도 면접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작년에도 다른 일로 면접을 본 적이 있다. 그때도 문장을 외우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까지 돌렸지만 막상 면접실에 들어서자 심장이 요동쳤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나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남편은 웃으며 말했다. "이런 경험이 없어서 그래. 점점 좋아질 거야."
그 말에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조치원으로 가는 길을 잠시 헤맸지만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면접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다문화 이중언어 강의를 준비하는 듯한 지원자들은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 신분증 확인과 휴대폰 제출을 마친 뒤 대기실로 안내받았다.
대기실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올해 함께 교육받았던 분들도 보이고, 낯이 익은 얼굴들이 여럿 있었다. 또 한 분은 이미 다문화강사로 활동 중인데도 면접을 보러 와 있었다. "왜 또 면접을 보세요?" 물었더니, 그 강사는 "매년 면접을 봐야 해요"라고 답했다. 즉, 올해 합격하더라도 내년 2월에 다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었다.
대기실에서는 대화가 금지되었고, 화장실에 가려면 대기실 담당자와 동행해야 했다. 면접이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모집 공고란에는 면접에서 '다문화 전문 지식', '학생 지도 능력', '다문화 학생에 대한 이해력'을 평가한다고 나와 있었다. 이 질문들을 중심으로 자료들을 열심히 찾았다. 준비하면서, 다문화강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점점 커졌다. 시험 준비는 어렵지만, 덕분에 내가 평소 피상적으로 알던 개념들을 깊이 있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드디어 내 차례. 면접실 앞에서 대기하며 숨을 고른다. 방 안에는 면접관 네 분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미리 안내받은 대로 진행 방식은 간단하다. 앞에 놓인 세 개의 시트지 중 하나를 펼쳐 질문을 확인한다.
"첫 번째 질문에 답변드리겠습니다"로 시작해 대답하고, 끝맺을 때는 "이상입니다"라고 마무리하면 된다.
첫 시트지를 열었다.
첫 번째 질문은 대략 "다문화 감수성에 대해 말해보세요..."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은 학생 지도와 이해력에 관한 내용이었다. 예상했던 질문들이지만, 막상 면접관 네 분 앞에서 답변하려니 떨렸다. 어떻게 말했는지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다만, 면접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번호가 앞쪽이라 면접을 일찍 마칠 수 있었다. 긴장이 풀리자 갑자기 배가 고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밥을 먹고 강의안을 찾아봤다. 합격 여부는 아직 모르지만, 벌써 강의 구상이 떠오른다.
나는 주로 다문화 관련 그림책을 활용한 강의를 하고 싶다. 평소 인문학에 관심이 많고, 오랫동안 북클럽을 운영해 온 경험도 있으니 이 일이 내게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이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사가 되고 싶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오늘 한 걸음 더 성장했다. 그리고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이 자리에서 다시 떨고 있겠지. 하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더 단단한 마음으로 면접장에 들어설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작년과 올해, 면접방식과 느낌은 달랐다. 하지만 긴장감만큼은 똑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