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을 띄우고 바람을 타보자
우리의 "요트"는 돛을 단 통통배의 느낌 정도랄까.
요트라고 하기에는 좀 거창한 느낌이고 세일보트는 영어 단어니 돛단배라 부르자.
길이 6.5m, 함께 사는 두 사람이 타기에 딱 적당한 크기의 조그만 배.
마리나에 정박한 삐까번쩍한 카타마란들(돛단배 두 개를 연결한 모양새의 대부분 큼직한 요트들)에 비하면 장난감같이 보일 때도 있다.
일주일간 돛단배를 빌려 짝꿍과 크로아티아를 누비게 되었다.
스플릿(Split)에서 출발해 일주일간, 7월의 마지막 주.
쪽빛으로 햇살이 부서지는 아드리아해를 만끽한 시간.
다른 사람들의 배에 타서 세일링을 한 경우는 있지만,
우리가 직접 배를 빌려 항해하는 건 처음인지라 긴장도 되고 좌충우돌 시행착오도 있었던 이번 항해.
토요일에 배를 빌려 그다음 토요일에 대부분 반납하는 시스템.
정박한 마리나와 중간 정착지로 들른 곳들로 우리의 일정을 정리하자면...
토요일 - 오후 5시 배 인수, 처음 출발지인 스플릿 (Split) 마리나에서 하룻밤.
일요일 - 네추얌(Necujam)만, 밀나(Milna) ACI 마리나에서 하룻밤.
월요일 - 스타리 스타니 (Stari Stani)만, 팔미자나(Palmizana) ACI 마리나에서 하룻밤.
화요일 - 스타리 그라드 (Stari Grad) 지역(Municipal) 마리나에서 하룻밤.
수요일 - 폭풍이 불어닥친 날. 스타리 그라드에서 하룻밤 더.
목요일 - 밀나(Milna) ACI 마리나에서 하룻밤.
금요일 - 블루 라군 (Blue Lagoon), 그리고 마지막 정박지인 스플릿(Split)에 도착.
토요일 - 오전 9시 보트 반납.
나는 세일링 자격증이 없으므로 짝꿍이 스키퍼(배 조종사)의 역할을 하고, 나는 조수 역할을 했다.
일주일의 항해가 끝날 즈음에는 적당히 보조 스키퍼를 할 만큼 돛단배와 친해졌다.
그럼 이제 돛을 달고, 바람을 타보자.